미 “북, 케네스 배 즉각 석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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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 6개월 째 억류돼 있는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가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미국은 북한 당국이 배 씨를 사면하고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은 2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해외에 있는 미국 시민의 안녕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면서 북한 당국이 배 씨를 사면하고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벤트렐 부대변인은 배 씨를 무죄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번 사안의 사실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오래 전부터 북한 사법체계의 투명성 결여를 우려해왔다고 말했습니다.

페트릭 벤트렐: 미국은 북한 사법체계에서 정당한 절차와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모든 사실 관계를 알진 못하지만 이런 광범위한 우려 때문에 배 씨는 석방돼야 합니다.

그는 북한 내 미국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스웨덴 측이 몇 차례 배 씨와 접촉했지만 배 씨에 대한 선고재판에 참석하지 않았고 이번 사안의 투명성은 여전히 결여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관영 언론은 2일 ‘반공화국 적대범죄 행위’를 감행한 배 씨에게 북한 최고재판소가 지난달 30일 재판을 통해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 전했습니다.

배 씨가 이번에 선고 받은 15년 노동교화형은 2009년 미국 여기자 두 명이 선고받은 노동교화형 12년과 2010년 미국인 아이잘론 말론 곰즈 씨가 선고받은 노동교화형 8년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당시 미국 여기자들과 곰즈 씨도 북한 당국으로부터 불법 입국과 함께 적대행위(hostile acts) 혐의를 받았습니다.

배 씨가 비교적 중형을 선고 받은 것과 관련해 지난 1월 에릭 슈미트 ‘구글’사 회장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던 토니 남궁 박사는 2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 News’와 회견에서 배 씨의 혐의는 기독교 선교 등 종교 활동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남궁 박사는 자신이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배 씨에게 북한 정권 전복과 지도부 암살 기도 등 2가지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습니다. (One, plotting to overthrow the North Korean regime, and two, plotting to kill the leadership without specifying who.)

하지만 지난달 29일 미국 국무부의 조셉 윤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대행은 미국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당국이 배 씨를 근거 없이 기소한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배 씨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These charges, we believe, are completely unwarranted. We really do urge North Korea to release him. There is no reason to hold him.)

한편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중국에서 북한 전문 여행사를 운영해 온 배 씨는 지난해 11월 3일 소규모 관광객을 인솔해 라진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으며,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북한 고아들을 촬영하다 북한 당국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