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부를 포함한 탈북자 9명이 24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덴마크 대사관에 진입해 한국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탈북자들은 덴마크 대사관에서 정치적 망명과 관련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들과 함께 덴마크 대사관에 들어갔던 한국의 인권 운동가 정 베드로 목사는 베트남 당국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베트남 현지 시간으로 24일 오전 10시 8분 하노이 주재 덴마크 대사관에 들어가 한국행을 요청한 탈북자는 남성 2명과 여성 7명 등 모두 9명입니다.
이 탈북자들 중에는 황해도 출신으로 40대 의사 남편과 함께 북한을 탈출한 30대 여성을 비롯해 13세 딸과 함께 북한을 탈출한 강원도 출신의 30대 여성도 포함돼 있습니다.
나머지 5명의 개인 탈북자는 함경도와 황해도, 양강도 등에 살다 북한을 탈출한 20대 남성 1명, 10대 후반 여성 1명, 20대 여성 2명 그리고 40대 여성 1명입니다.
탈북자들의 덴마크 대사관 진입을 도왔던 한국의 북한 인권 운동가 김상헌 씨는 24일 하노이 현지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 통화에서 탈북자 9명이 모두 무사히 덴마크 대사관에 진입했다며 이들이 한국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상헌: 지금까지 탈북 동포들이 외국 대사관에 들어간 경우가 많았습니다. 베트남에서도 스웨덴과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들어간 경우가 있었는데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습니다. 덴마크 대사관도 국제적인 난민을 내쫓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에도 한국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9명의 탈북자와 함께 덴마크 대사관에 들어갔던 한국의 인권 운동가인 정 베드로 목사는 김상헌 씨를 통해 덴마크 대사관 측에서 탈북자들이 소지한 자기 소개서와 한국행을 원한다는 영어 문서의 내용이 사실이라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탈북자들에게 그 문서에 자필로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AP통신은 24일 하노이 주재 피터 한센(Peter Hansen) 덴마크 대사가 탈북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대사관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덴마크 외교부 대변인도 이들이 도움과 보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덴마크 외교부 대변인은 덴마크 정부가 박해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기 때문에 탈북자들이 당분간 대사관에 머무를 수 있도록 허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탈북자들의 덴마크 대사관 진입을 하노이 현지에서 함께 도왔던 '핼핑핸즈코리아(Helping Hands Korea)'의 팀 피터즈(Tim Pieters)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 통화에서 지난 21일부터 4일 동안 탈북자들의 대사관 진입을 위해 다방면으로 애쓴 결과 결국 성공해 무척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Pieters: 덴마크 측이 하노이 주재 한국 대사관과 협력해 탈북자들을 한국으로 보내주는 게 가장 자연스럽고 논리에 맞는 절차라고 보며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피터즈 대표는 이번 일을 통해 강제 북송 위험에 처했던 9명의 탈북자의 생명을 구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고 이번 일을 계기로 베트남을 통해 조금 더 쉽게 탈북자가 한국으로 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김상헌 씨는 정 베드로 목사 그리고 피터즈 대표와 함께 서울로 가기 위해 현지 시간으로 24일 밤 11시 25분 비행기를 타러 하노이 공항에 왔지만 정 베드로 목사는 공항의 출국 심사대를 통과하지 못하고 베트남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 말했습니다.
김상헌: 비행장에서 이민국을 통과하지 않습니까? 거기에서 조사받다가 지금은 국경경비대로 넘어갔다고 합니다.
김상헌 씨는 덴마크 대사관에 들어갔던 정 베드로 목사의 신원을 파악한 베트남 당국이 정 목사의 출국을 저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