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탈북자 정책 변화 우려 높아져

0:00 / 0:00

앵커: 지난달 베트남 즉 윁남에서 체포돼 중국 공안에 넘겨진 탈북자 9명이 강제로 북송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탈북자 정책이 변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중국 정부는 탈북자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 남측의 입장을 좀 더 고려하는 태도를 취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내 탈북자를 북한으로 강제로 돌려보내기 보다는 남한으로 갈 수 있는 길을 터주는 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최근엔 달라졌습니다. 지난달 22일 베트남에서 붙잡힌 뒤 중국의 공안 당국에 넘겨진 탈북자 9명을 북한과 접경 지역인 지린성(길림성) 투먼(도문)으로 옮겨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남한 정부는 이들의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당국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이미 남한 언론에서는 중국의 탈북자 정책이 변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2013년 북한의 제3차 핵실험과 장성택 처형 등으로 악화됐던 북중 관계가 최근 들어 복원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게 탈북자 정책 변화의 배경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서울외신기자클럽이 19일 주최한 어느 토론회에 참석한 남북하나재단의 손광주 이사장도 "중국 고위 당국자들이 최근 들어 한반도 정책에 대해 언급할 때 우선순위의 변화가 생긴 것으로 감지된다"면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 정책이 과거로 회귀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습니다.

손광주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중국의 대북 정책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무핵, 그러니까 '비핵화'와 '한반도 안정'을 견지해오다가 최근 들어서는 '한반도 안정'을 먼저 말하고 '비핵'을 두 번째로 언급하는 것을 보면 중국의 탈북자 정책에도 다소간 변화가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추지(推知)해 볼 수 있을 따름입니다.

다만 손 이 사장은 자신의 발언은 "사견"이라고 전제하면서 "이번 사례 하나만 갖고 중국 정부의 탈북자 정책이 변화했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한편, 서울에서는 북송 위기에 처한 탈북자 9명의 가족이 18일부터 이틀째 광화문 곳곳에서 1인 시위를 펼치며 중국 당국이 이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달라"고 촉구했습니다. 탈북자 9명 중에는 한 살짜리 아기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의 외교부는 "탈북자와 관련한 구체적 사항은 탈북자의 신변 안전 등을 고려해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는 것이 정부의 방침임을 이해바란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한 구체적 언급을 삼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