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인권 유린의 실상과 열악한 북한의 인권 현황이 미국의 워싱턴에서 공개됐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와 인권 단체 관계자들도 정치범 수용소의 잔혹함을 함께 지켜봤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60cm 높이에 매달려 고통스러워하는 북한 주민의 고문 현장, '기중기', '비행기 날기', '오토바이'라 불리는 가혹행위, 온갖 잔혹한 성고문과 폭력이 난무하고 영양실조와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는 정치범 수용소.
정치범 수용소를 경험한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된 북한 내 인권 유린 현장의 모습입니다.
나무에 꽁꽁 묶인 채 돌팔매질로 처형을 당하는 수감자의 모습과 북한 주민을 절차 없이 즉결 처형하는 군인들의 잔인함도 생생한 그림으로 함께 묘사됐습니다. 그림과 함께 설명을 듣는 참석자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눈살을 찌푸리거나 잠시 고개를 돌리는 사람도 눈에 띕니다.
한국의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지난 11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SAIS)에서 정치범 수용소를 비롯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와 미국의 인권단체인 '디펜스 포럼', '프리덤 하우스'의 관계자가 참석해 적나라하게 묘사된 수용소 내 인권 유린의 증언을 청취했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이같은 북한의 인권유린은 고난의 행군 시절인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자행된 사례가 가장 많습니다. 특히, 정치범 수용소 내 수감자의 88%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보장받지 못했으며 대부분 불법적인 감금과 구속은 물론 고문과 신체적 가혹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리덤 하우스'가 올해 발표한 '2010 세계 자유' 평가 자료에도 북한은 버마,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등과 함께 전 세계에서 인권 상황이 가장 나쁘고 가장 자유롭지 못한 9개 국가 중 하나로 선정됐습니다. 정치적 권리, 언론과 표현, 집회의 자유 등 일반적인 국민의 권리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올해까지 북한을 11년 연속 최악의 인권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청취한 국무부의 킹 북한인권특사는 미국 정부가 북한 주민의 삶의 질과 복지 문제도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두 사안은 분리될 수 없다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Robert King: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는 동시에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 문제도 함께 제기하고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에 매우 중요합니다.
또 킹 특사는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미국 정부의 정책은 미국 의회와 행정부가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킹 특사는 최근 북한의 인권 문제가 미국이 최우선시하는 문제임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북한 간 관계 개선에 인권 문제가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지난 9월까지 2만 2천 건이 넘는 북한 당국의 인권 유린 실태를 조사했으며 이 중 85%가 직접 겪거나 목격한 내용이기 때문에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은 매우 사실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