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린 마젤, 북 인권단체에 8천 달러 기부

워싱턴-이한나 인턴기자 leeha@rfa.org
2015.01.26

앵커: 평양 공연에서 ‘아리랑’을 지휘했던 지휘자 로린 마젤이 사후에 미국 내에 정착하는 탈북자들을 돕기 위해 재미탈북민연대에 8천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이한나 인턴기자가 보도합니다.

작년 7월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

그는 70년 동안 유럽과 미국의 주요 악단과 오페라 극장의 수장을 거친 음악계의 거장으로, 2008년에는 최초로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평양을 방문해 동평양대극장에서  ‘아리랑’을 지휘 했던 인물입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지4개월 후인 작년 11월 그의 유지에 따라 부인과 아들 올슨 마젤 씨가 탈북자 지원 단체인 재미탈북민연대(NKUS)에8천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생전에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던 로린 마젤 씨의 뜻을 따라 그의 부인과 아들이 해마다 단체를 선정해 8천 달러를 기부하고, 이런 행사를 7년간 지속할 계획입니다.

재미탈북민연대는 후원 받을 일곱 개 단체 중 첫 번째 단체로 선정됐습니다.

올슨 마젤 씨는 지난 2013년 캐슬턴 음악축제에 참가한 탈북자들의 증언을 듣고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을 계기로 미국에 정착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자들을 돕기로 결정했습니다.

올슨 마젤 씨는 “미국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탈북자들이 여러 어려움에 놓인 것을 안다”면서 “기부금은 생계비가 부족한 경우, 탈북 과정에서 고문의 후유증으로 의료후원이나 심리상담이 필요한 경우, 또 영어 교육이 필요한 상황에 놓인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기부와 동시에 기부금을 사용할 곳과 사용해선 안될 곳에 대해 재미탈북민연대에 정확히 전달했습니다.

올슨 마젤: 저는 대북 풍선 날리기에 기부금이 사용되는 것을 경계합니다. 만약 북한 주민들이 풍선에 있는 전단을 줍게 되면 처벌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는 이외에도 중국 내 탈북자 구출과정에서 인신매매업자에게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또 앞으로 세계식량지원 단체, 국경 없는 의사회 등에 차례로 기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부금은 현재까지 2명의 탈북자에 의료비로 지원됐고 1명에게 차량 구입비용 등으로 지원된 상태이며, 시카고에 있는 6명의 탈북 학생들에게 교육비로 지원될 예정입니다.

기부금의 일부를 지원받은 탈북자 조전명 씨는 “재작년 갑작스러운 사고로 생긴 구급차 비용이 계속 빚으로 남아있었다”면서 “마젤 기부금으로 구급차 비용을 모두 갚고 마음의 짐을 덜어내 편안하다”며 마젤 기부금에 대한 감사를 표했습니다.

조전명:  미국 내 탈북자들은 정착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은 굉장한 보탬이 됩니다.

세계의 평화를 꿈꾸며 생전에는 평양에 음악을 전달하고 사후에는 미국의 탈북자들에게 사랑을 실천한 로린 마젤의 따뜻한 선행은 북한을 넘어 미국에도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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