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덕수용소 폐쇄후 다루스만 초청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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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최근 국제사회에 가장 잘 알려진 함경남도 요덕 15호 정치범수용소를 폐쇄한 후 유엔의 마르주키 다루스만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북한 방문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 북한정치범수용소피해자 가족협회 정광일 대표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내 소식통으로부터 함경남도 요덕 15호 수용소의 혁명화구역과 완전통제구역이 폐쇄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정광일 대표 : 국제사회에서 요덕문제가 제일 많이 거론됐거든요. 북한 정치범수용소 하면 요덕이 나왔잖아요. 그러니까 요덕을 완전히 폐쇄시켜가지고 제가 확인해 보니까 화성 16호 만탑산과 14호 (개천 수용소)에 분리 수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제가 어제 저녁에 전화통화를 했는데 모두 이주작업이 다 끝났데요. 대부분 15호에 있던 사람들도 화성 쪽으로 들어갔고, 일부는 14호로 갔고…

북한 당국은 조선평양무역회사에서 인정받는 무역인이었던 정 대표를 한국 사람과 직접 거래를 했다는 이유로 간첩죄를 씌워 요덕수용소로 끌고 갔습니다. 2000년부터 3년 간 수감되었다 수감자를 총괄 감독하는 반장으로 모범적 생활을 해 풀려난 정 대표는 2003년 한국에 정착한 후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참상을 고발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에서는 지난달 28일 함경북도 길주의 만탑산에 위치한 16호 화성 관리소가 확장됐다며 요덕수용소 수감자들을 이 곳으로 이송하는 것 같다는 한국 국가정보원의 보고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정 대표는 당시 북한의 반 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인권유린이 최고위층에 의해 자행됐다는 내용을 담은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초안 통과를 호소하기 위해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 중이었는데, 이 보도가 나오자 바로 인터넷 지도로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정 대표 : 구글 어스로 확인한 결과 제가 있던 서림천 구역을 모두 다 폐쇄시켰더라구요. 수감자들의 막사가 있었어요. 잠자던 곳, 식당 등 생활하던 곳을 다 헐어버리고요. 헌 자리가 나타나 있고요. 그 아래 탈곡장의 정미소도 헐어버리고, 경비대 초소도 헐어버리고, 일부 보위원 사택도 헐어버렸더라구요. 그리고 보위원 사택을 한 1/3정도 헐어버렸더라구요. 독감방(독방)도 헐어버리구요. 일단은 수감자를 수감했다는 흔적이 될 만한 곳은 다 헐어버렸어요.

정 대표는 당시 또 다른 요덕수용소 출신 탈북 무용가 김영순 씨와 함께 유엔에서 증언을 했는데 북한이 자신있게 정치범수용소가 없다며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초청 가능성 등을 언급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2007년 이후에는 한국행을 기도하던 탈북자들이 북송되면 요덕수용소 대신 화성수용소로 보내지고 있다는 수감자 가족들의 전언도 소개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민간단체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앞으로 요덕수용소 관련 심층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요덕수용소에 대한 북한 당국의 증거인멸 기도를 우려했습니다. 지난해 이 단체가 위성사진을 비롯한 각종 자료를 토대로 폐쇄를 확인한 함경북도 회령 22호 정치범수용소에서 8천 여 명의 수감자의 행방이 묘연해졌었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