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통영의 딸’ 신숙자씨 사망 밝혀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2.05.08
shinsookja_death_305 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통영의 딸’ 신숙자 씨에 대한 북한 당국의 공식 답변서 공개 기자회견에서 오길남 박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RFA PHOTO/ 노재완
MC: 북한 당국이 월북했다가 북한을 탈출한 오길남 박사의 부인 신숙자 씨가 간염으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오길남 박사는 북한의 서한을 믿을 수 없다며 두 딸과의 만남을 요구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의 서신으로만 볼 때는 오길남 박사가 가진 남편의 권한, 부친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강하게 담겨 있습니다.”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가 8일 오후 3시 서울 태평로에 있는 한국언론재단에서 북한이 보내온 서한을 공개했습니다.

서한은 공책 용지 1장 분량입니다. 지난달 27일 제네바 유엔 인권위 실무그룹을 통해 보내온 겁니다.

[녹취: 권은경,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국제팀장] “유엔 내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은 국제인권단체들의 요청을 받아 북한 측에 신씨 모녀의 신원확인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에 전달됐고, 그것에 대한 북측의 답변서가 이번 서한입니다.”

북한 당국이 신씨 모녀의 신상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유엔 측에 보낸 서한에서 신씨를 사망자로 처리했습니다. 그러나 사망의 원인이 간염이라고 밝혔을 뿐, 사망 경위와 일시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하태경, 국회의원 당선자] “신숙자 여사가 사망했다면 북한은 언제, 어디서 신씨가 사망했는지에 대한 사망증명서를 확인해줘야 하고요. 또 그 유해는 당연히 돌려줘야 합니다.”

북한은 서한에서 신씨를 오 박사의 전처로 적었습니다. 이에 대해 오 박사는 이혼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오길남, 신숙자 씨의 남편] “아내와 헤어진 다음 이혼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결혼하지 않았고요. 그리고 제 집사람도 결혼했을 리가 없습니다.”

북한은 또 서한에서 “두 딸이 오 박사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더는 이들을 괴롭히지 말라고 했습니다.

[녹취: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가능한 한 빨리 유엔의 중재 아래 제3국에서 가족 상봉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자유의사를 밝히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 박사가 신 씨와 결혼한 것은 1970년대 초입니다. 당시 유학생으로 독일에 온 오 박사는 간호사로 일하던 신 씨를 만나 결혼했고, 딸 혜원과 규원을 낳았습니다. 그러던 중 오 박사 부부는 1985년 재독 작곡가 윤이상과 송두율 교수 등의 월북 권유를 받아 두 딸과 함께 북한으로 가게 됩니다.

그러나 오 박사 가족은 곧 북한 체제에 환멸을 느끼게 되고, 이듬해 오 박사가 북한을 탈출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북한에 남은 신씨 모녀는 정치범으로 몰려 요덕관리소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오 박사 가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지난해부터는 ‘신숙자 모녀 구명 운동’이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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