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돌격대는 현대판 노예제도”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6.10.05
slave_nation_b 북한인권 시민단체 ‘열린북한’이 5일 서울 프레스센터(언론회관)에서 북한 강제노동 실태 보고서 ‘거대한 노예노동 국가, 북한’을 발표했다.
RFA PHOTO/ 박성우

앵커: 북한인권 시민단체인 ‘열린북한’이 “북한의 돌격대는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5일 서울 언론회관에서 발표했습니다. 돌격대의 연인원은 많게는 40만 명으로 추산됐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청진에서 태어난 박경호 씨는 2005년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돌격대 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본인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당국에서 가라고 하면 거부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아침 5시 반에 기상해 식사를 한 다음 시작되는 각종 건설 노동은 보통 저녁 8시까지 이어졌고 “어떨 땐 밤 10시까지 일할 때도 있었다”고 박 씨는 말합니다.

노동의 대가는 사실상 전무했습니다. 박 씨는 2005년 봄부터 2006년 중순까지 근무했던 ‘8.28청년돌격대’에서는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고, 2006년 겨울부터 2009년까지 일했던 ‘105돌격대’에서는 “현금을 받긴 했지만 워낙 액수가 적어 신경도 쓰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일요일 하루 쉬는 날을 이용해 숙소 주변 마을에서 허드렛일을 해 주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박 씨는 설명했습니다.

박경호(가명): 우리는 월급 자체에 신경을 안 썼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일요일에 하루 나가서 창문 살창을 용접해주게 되면 받는 돈이 2천원 정도 됐거든요. 한 창에 받는 돈이 2천원 정도 됐는데, 하루에 그렇게 받는데, 한 달 일해서 주는 120원에 우리가 신경 쓸 가치가 없었던 거죠.

“2009년 당시 북한돈 120원이면 사탕 두 알 정도를 살 수 있었다”고 박 씨는 말합니다.

사실상 강제로 배치된 작업장에서 거의 무임금으로 길게는 10년을 일해야 하는 돌격대. 박 씨처럼 사실상 “노예 상태”에서 일하는 돌격대의 연인원은 “20만에서 4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북한인권 시민단체인 ‘열린북한’은 5일 발간한 보고서 ‘거대한 노예노동 국가, 북한’에서 지적합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의 중학교 졸업생들 중 출신성분과 신체조건이 가장 떨어지는 학생들을 거의 강제적으로 복무시키는 곳이 돌격대”라면서 “대략 10년의 기간 동안 군대와 유사한 조직생활을 시키며 온갖 건설사업에 동원하고 인건비는 거의 주지 않는 기이한 형태의 노동착취 조직”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권은경 ‘열린북한’ 대표: 돈 가치가 없기 때문에 (월급을) 주기는 주는 데 얼마를 주는지, 누구도 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거나, 또 월급을 못 받고 일하는 데 대해서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기이한 형태의 노동 시스템이 북한 사회에 정착돼 있더라고요.

권 대표는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의 강제노동이 현재 국제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북한 내 강제노동 방식이 해외에서도 그대로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유엔 및 국제사회가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뿐 아니라 북한 내에서 자행되는 현대식 노예제도의 피해자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고 해결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권은경 ‘열린북한’ 대표는 돌격대 출신 4명을 포함해 탈북자 18명을 상대로 서울에서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심층 면접조사를 실시해 이날 발표한 보고서 ‘거대한 노예노동 국가, 북한’을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