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 10대 탈북 여성 도움 요청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5.04.30

중국에 거주한 경험이 있는 탈북여성 3명이 중국내 탈북자 실태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인권유린 등 문제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중국에 거주한 경험이 있는 탈북여성 3명이 중국내 탈북자 실태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인권유린 등 문제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최근 중국 내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팔려갔던 탈북 여성 두 명이 자유를 찾아 탈출을 시도하다가 좌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명의 여성은 중국인 남편에게 붙들려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동북지방에서 탈북자 구출활동을 하고 있는 정 모 씨는 최근 2명의 탈북 여성들이 자유를 찾아 떠났다가 뒤쫓아 온 중국인들에게 붙잡히는 바람에 실패했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정씨에 따르면 그가 구출하려고 했던 탈북 여성들은 열아홉 살의 어린 여성 한 명과 20대의 여성 한 명, 이렇게 모두 두 명입니다.

이들은 각각 2년 전과 10년 전에 중국에 팔려와 중국인 남편에게 시집갔던 여성들로, 한국 등 자유세계로 가길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중 20대의 여성은 뒤쫓아 온 중국인 남편 등에 의해 붙잡혀 어디론 가 끌려가고, 10대의 여성만 겨우 도망쳐 현재 중국 모처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2살에 부모 형제를 다 잃고 북한에서 떠돌이를 하던 이 씨는 중국에 가면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북한 브로커들의 말을 듣고 중국으로 넘어오게 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이모 여성: 팔려왔지요. 우리 조선에서는 사람을 보내면 중국에 시집을 보냅니다. 나 같은 사람은 가 있을 곳도 없고, 시집보내는 데 말도 모르지 그래서 가서 살았어요. 돈도 없지.

자신이 얼마에 팔렸는지 조차 모르고 17살에 중국 인신매매조직에 넘겨진 이 씨는 자기보다 13년 이상인 중국인 남성에게 ‘시집’갔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중국인 남성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지체 장애인으로 가정적 박해가 심해 결국 탈가하게 되었다고 이씨는 덧붙였습니다.

이모 여성: 도망쳐 나왔습니다. 남편은 똑똑치 못하고 이때까지 말을 몰라 살아왔는데, 난 아직 중국말을 잘 못합니다.

한국에 가기를 원한다는 이 여성은 “돈이 없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해 한국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탈북자 단체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 단체 관계자는 “현재 이렇게 도움을 요청해오는 탈북 여성들이 적지 않다”며 “자선음악회 등을 통해 모금된 기금으로 탈북 여성들을 구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 씨와 함께 떠났던 27살의 여성은 중국인 남편과 시아버지 등 사람들에게 붙잡혀 어디론가 끌려갔다고 밝혔습니다.

붙잡힌 20대 여성은 10년 전에 중국으로 팔려온 여성으로, 슬하에 중국인과 사이에서 난 8살 난 아이가 있다고 이 씨 여성은 말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10대의 나이에 중국에 팔려간 북한 여성들이 한둘이 아니다”면서 “먹고 살기 어려워 중국으로 왔지만, 언어와 신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한국으로 가려고 마음먹었다”며 한국에 나가 사람답게 살아보겠다고 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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