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아래’, 권위 있는 러시아 영화상 수상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7.04.04
under_sun_poster_305 미국영화연구소 기록영화제에 전시되어 있는 영화 ’태양아래’ 포스터. RFA PHOTO/ 권도현
Photo: RFA

북한 체제의 모순을 폭로한 러시아 출신의 다큐멘터리 즉 기록영화의 거장 비탈리 만스키 감독의 ‘태양아래(Under the Sun)’가 러시아의 권위 있는 영화상 ‘니카(Nika)’상을 수상했습니다.

니카상 관련 웹사이트에 따르면 ‘태양아래’는 지난달 28일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태양아래’는 몰래 카메라와 검열 직전 바꿔치기 한 영상을 통해 북한 당국의 검열을 피해 개인의 자유가 없는 북한 주민의 생활상을 고발한 기록영화입니다.

만스키 감독은 북한과 러시아 정부의 지원으로 평양의 소녀 ‘진미’를 중심으로 한 평양 주민의 생활상을 담은 기록영화를 제작할 계획이었지만, 북한 당국의 촬영 개입으로 모든 것이 ‘설정’되면서 ‘고발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만스키 감독 등은 신문기자 아버지와 식당 종업원 어머니를 둔 평범한 8살짜리 소녀 ‘진미’를 면접을 통해 선발했지만 막상 촬영을 시작하니 부모의 직업도 다르고 사는 집도 매우 호화로웠는데 이 것이 북한 당국의 조작과 통제로 인한 ‘설정’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만스키 감독과 제작진은 ‘진미’를 꼭두각시로 내세워 평양 전체를 마치 세트장처럼 조작하려는 북한의 거짓된 실상을 폭로하는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이 영화가 에스토니아의 탈린 블랙나이츠 국제영화제(Tallinn Black Nights Film Festival)에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공개된 뒤 북한 당국은 러시아 정부에 공식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 정부의 반대에도 이 영화는 한국, 미국, 독일, 러시아 등에서 상영됐습니다.

고대 그리스 신화의 승리의 여신(Nike)의 이름은 딴 ‘니카상’은 1980년대 말 구 소련의 유명 영화감독 율리이 구스만(Yuji Gusmon)에 의해 제정됐습니다.

수상작은 러시아의 ‘영화예술 아카데미’ 회원들의 비공개 투표로 선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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