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의 선교단체가 올해로 3년 째 중국과 접한 지역에 사는 북한 주민에게 방한용품과 생필품 등을 담은 성탄 선물을 보내기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선교단체 318 파트너스는 기독교 최대 명절인 12월 25일 성탄절을 전후 해 북중 국경지대에서 섭씨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위에 고통받는 고아 등 북한 주민에게 선물꾸러미를 보낼 계획입니다.
이 단체는 지난 2년간 10여개 교회와 20여 개인, 단체의 후원으로 털모자나 귀마개, 보온신발 등 방한용품은 물론 생필품과 감기약, 진통제와 같은 의약품 등을 담은 선물꾸러미50여 개를 북한 주민들에게 선물했습니다.
318파트너스는 올해도 오는 25일까지 선물구입 비용을 모으고 있습니다. 선물꾸러미 한 개에 드는 비용은 125달러인데, 지난 10일 현재 총 36개의 선물구입 비용이 확보됐습니다. 올해는 특히 선물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재정적 지원 뿐 아니라 현지에서 선물을 포장하고 전달할 자원봉사자도 모집하고 있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습니다.
미국 워싱턴 인근 지역에 정착한 국경지대 출신 탈북자 한 모 씨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특별한 날 이외에 선물이라는 것을 받아본 적이 없는 북한 사람들에게는 이와 같은 선물이 특히 더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씨 : 당에서만 줬다는 선물을 그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서, 우리가 이 겨울에 따뜻하게 보내라고 여러가지 선물을 보냈다. 그걸 받은 사람은 얼마나 감격하겠어요. 그리고 내가 쓰기 보다 이걸 팔아서 먹을 걸 장만해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감사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손발이 어는 것보다 내가 배가 고픈 것이 더 급하잖아요.
한편, 탈북자 지원활동을 하는 또 다른 미국의 기독교 선교단체 쏠트(PSALT)도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에게 성탄 선물을 보내는 ‘희망의 상자(Box of Hope)’ 보내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옷과 양말 등 겨울용품은 물론 학용품, 세면도구와 화장품, 장난감 등 성별, 연령에 맞춰 필요한 물건이나 비용을 오는 30일까지 기부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 단체로부터 선물을 받았다는 미국 중부 지역에 정착한 탈북자 허 모 씨의 말입니다.
허 씨 : 제 이름으로 큰 상자에 선물이 왔는데 아기옷 등 이것저것 많이 들어 있는거예요. 아, 나를 알아주는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허 씨는 선물을 받았을 때는 미국에서 힘들게 번 돈으로 탈북자를 구출하기 위해 돈을 보냈는데 일이 잘못돼 매우 힘든 시기여서 더 위안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허 씨 : 북한에 보낸 돈에 비하면 액수로는 비교가 안되지만 저한테는 더 큰 것 같고 감동적이었어요.
쏠트는 올해 ‘희망의 상자’ 성탄선물 보내기 운동을 위해 5천 달러를 모금할 계획입니다. 이 선물보내기 운동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미국에서 탈북자들이 성공적으로 살아나갈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고 삶의 용기를 주는 ‘희망의 마을’이라는 프로그램의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