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2월 탈북자 구출을 지원한 공로로 모범 NGO 대표의 자격으로 국무부의 초청을 받은 바 있는 탈북자 지원단체 'Crossing Border' 의 마이크 김(Mike Kim) 씨는 중국에 온 97%의 탈북 여성이 인신매매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04년부터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 주민들을 탈출시킨 마이크 김 씨는 26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강연에서, 인신매매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내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을 전제하고 자신의 탈북자 구호 단체가 100여 명이 넘는 탈북자를 직접 면담하는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밝혔습니다.
마이크 김 씨는 안전한 직장을 구해줄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북한에서 중국으로 팔려온 후 결국은 고통 속에서 암으로 사망한 탈북 여성 율 리 씨를 예로 들며, 탈북 여성들이 중국으로 팔려온 후 인신매매 중개업자, 남편, 그리고 그의 친척 등에 의해 강간, 구타, 감금 등의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마이크 김 씨는 북한 당국이 국경에 대한 경비를 더 강화할수록 탈북 여성들이 인신매매의 위험에 놓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Mike Kim: We noticed a correlation with the border. The more tight the security guard at the border, the more trafficked North Korean women get.
이는 북한이 국경 경비를 더 삼엄히 할수록, 혼자 중국으로 탈출하는 북한 여자들은 줄어들고, 차라리 인신매매 중개업자를 통해 중국으로 가는 편이 안전하다며 이를 선택하는 여성들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김 씨는 설명했습니다.
또 중국이 아이를 1명만 낳도록 하는 산아제한 정책을 시행해 여성이 매우 부족해진 가운데, 중국 남성들이 여성이 부족한 현상을 탈북 여성을 돈을 주고 사오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김 씨는 강조했습니다.
김 씨는 북한의 여성들이 중국에 팔려온 후, 수치심 때문에 인신매매를 당하며 갇혀 지내는 사실을 동네 주민, 친구에게 말하지도 못하고, 도움의 손길을 구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마이크 김 씨는 지난 12월 국무부의 초청으로 미국 국무부와 인터넷 기업, 전 세계 비정부기구 단체들이 함께 개최한 회의에 참석해, 인터넷 방송과 동영상을 이용해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과 북한의 민주화에 협력할 것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김 씨는 탈북자들을 도운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탈출’ (Escaping North Korea ) 이라는 책을 미국에서 출판했습니다. 탈북자를 직접 도우며 느낀 북한 사람들의 참상과 고통을 기록한 이 책은 미국에서 지난 8월 출간돼 초판이 매진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탈북자 구호 단체 Crossing Borders의 대표 마이크 김 씨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4년여 간 연변을 비롯한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에서 중국을 횡단하는 6천 마일의 긴 여정을 통해 탈북자들을 태국, 라오스 등 제3국까지 탈출시키는 지원 활동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