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폐개혁 후 채무관계로 집단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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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신종플루 ‘안전지대’로 알려졌던 북한에 신종독감이 급속하게 확산되어 보건당국이 비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의 기습적인 화폐개혁으로 중국 화교들에게서 꾸었던 돈을 갚지 못하게 된 북한 주민들이 중국인들과 집단적으로 싸우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화폐개혁을 비롯해서 사회치안, 질서를 담당하고 있는 북한 보안성의 권한이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와 알아봅니다.

1. 북 신종플루 발병 보도 늦어진 이유

MC: 지금까지 신종플루가 발생하지 않았던 북한에서 9일 발병 보도가 났는데요. 그동안 북한에서 신종플루로 의심되는 여러 가지 병들이 돌고 있다는 소문은 있지 않았습니까?

정영: 9일 조선중앙통신은 “전 세계적으로 A형 돌림감기(신종풀루)로 인한 인명피해가 계속 확대되는 속에서 조선의 일부지역에서 이 신형 독감이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보건성의 통계를 들어 평양과 신의주에서 확진된 환자가 9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북한에서 이 병이 지금 발생했는지, 아니면 이미 전에 발생했던 것을 지금 발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북한도 이 신종플루의 영원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게 이번에 확인됐습니다.

북한에서는 그동안 신종플루로 의심되는 여러 가지 병들이 돌았습니다. 지난 9월 평안북도 신의주 지역에서는 고열이 나는 환자들이 발생해 병원에서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신종플루로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남한의 대북인권단체 ‘좋은 벗들’은 “지난 11월초부터 평안북도 지방에 신종 독감이 발생해 사망자만 해도 40명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MC: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엄청난 인명 손실을 주고 있는데, 북한에서 신종플루가 지금 발생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정영: 글쎄 북한에서 신종플루가 지금 발생했다는 것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볼 수 있는데, 북한은 원래 폐쇄적인 국가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출입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해외출장 다니는 북한 관리들도 제한되어 있어 아마 외국과의 교류가 적어 신종플루 발병이 늦어지지 않았는가 생각됩니다.

원래 이 신종플루는 올해 4월 미주에서 발병해 퍼지기 시작했는데, 외국과의 왕래가 가장 많은 미국과 일본, 한국 등 나라들에서 이 병 환자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외국에 나가는 사람들이 적을 뿐더러 중국을 오가는 ‘북경-평양’행 국제열차에서도 열이 약간이라도 나는 여행객들을 입국시키지 않았습니다.

MC: 그러니까, 북한의 폐쇄적인 해외여행 조치가 신종플루의 침입을 막았다는 말이 되는 군요. 외부에는 북한의 의료상황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당국이 신종플루를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까?

정영: 지금까지 알려진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의 숫자가 보여주듯이 이 병은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에서는 이 병으로 인해 이미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일본과 한국에서도 각각 100명이 넘게 사망했다고 한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약자들과 청소년 등 저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아주 치명적인데, 북한 주민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만성적인 식량난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신종플루에 의한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는데 전문가들은 북한 주민의 약 30%인 700만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될 수 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단 이 병이 퍼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북한 보건 당국은 특별한 급약처방이 없이 신종플루 감염자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격리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9일 “신형독감의 감염확산을 예방하기 위하여 평양시내의 모든 유치원, 소학교, 중학교, 대학교는 12월 7일부터 방학에 들어갔다”고 전했습니다.

MC: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도 북한에 신종풀루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인도주의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이럴 때 북한이 남한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피해를 줄였으면 좋겠군요.

2. 북 화폐개혁 채무관계로 집단 폭행

MC: 얼마 전 북한에서 단행한 화폐개혁 때문에 채무관계로 중국인들과 북한 주민들이 서로 싸웠다는 소식도 있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북한의 화폐개혁을 하면서 돈을 바꿀 수 없게 된 양강도 연흥동 주민들이 화교들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집단폭행이 일어났다고 남한의 대북인권단체인 ‘성통만사’가 8일 전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화폐개혁하기 전에 북한 주민들이 화교들한테서 돈을 빌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화폐개혁을 시작하자, 주민들이 빌린 돈을 구(舊)화폐로 돌려주겠다고 화교들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화교들은 그렇게 못한다면서 빌린 돈을 현재 교환환율인 100:1로 환산해 신권으로 달라고 했답니다. 그러자, 주민들은 “새 돈을 구경도 못했거니와 조금 바꿔주는데, 정 찾겠으면, 조선중앙은행에 가서 찾아가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소리에 성이 난 화교들 수십 명이 돌과 몽둥이 등 흉기를 들고 달려들었고, 주민들도 수십 명이 동원되어 패싸움을 벌였다고 합니다.

MC: 중국인들과 북한인들이 집단적으로 싸웠다는 소리는 많지 않았는데요, 북한에서도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납니까?

정영: 북한에는 화교들이 사는 곳에는 ‘조선화교협회’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조직의 위원장은 평양에 있는 중국 대사관에 자주 가서 회의도 하는데 이 단체는 자기 지방에 있는 중국 화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북한 화폐개혁에서 낭패를 제일 많이 보게 된 화교들이 단합해서 대처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MC: 그렇군요. 그럼 이러한 폭행사건은 어떻게 처리되는가요?

정영: 이번 싸움으로 양강도 보안국이 총 출동하는 등 굉장했다고 합니다. 이들이 싸우는 현장을 보안국 기동순찰차가 에워싸고 보안원들을 동원해 진압했다고 합니다. 싸움을 벌였던 화교들과 주민 수십 명이 도 보안국 구류장에 감금되었고 조사를 받는다고 합니다.

3. 북 보안성 사회질서 권한 상승

MC: 이번 화폐개혁 과정을 봐도 그렇고 북한에서 인민보안성의 권한이 상승하지 않았습니까?

정영: 요즘 북한에서 사회치안과 질서를 담당하고 있는 인민보안서가 득세하고 있습니다. 북한 소식을 전하는 남한의 대북단체들에 따르면 이번 화폐개혁을 앞두고 보안성 앞으로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비밀 지시가 떨어졌는데, “화폐개혁 기간에 폭행사건과 같은 것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고, 화폐교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비행들을 엄격하게 진압하라”고 내려왔다고 합니다.

MC: 올해 들어와서도 보안서 권한을 높이려는 북한 당국의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정영: 그렇지요. 지난 4월에 있은 최고인민회의 때도 주상성 인민보안상이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발탁되었지요, 그리고 화폐개혁을 앞두고 김정일 위원장이 인민보안성 건물을 방문하고 “보안원들은 당의 정치보위자, 계급투쟁의 선봉투사”라는 칭호도 준 것을 보면 북한이 아마 화폐개혁과 같은 굵직한 일을 벌이기 위해 보안기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입니다.

MC: 인민보안서는 남한으로 보면 경찰과 같은데요, 체제 안전에도 큰 역할을 하지 않습니까?

정영: 보안서는 사회치안과 김일성 김정일의 권위를 보위한다는 임무도 있습니다. 이는 보위부의 기능과도 겹치는 부분인데, 얼마 전에는 양강도의 한 광산에서 폭약을 빼내 중국에 밀매했던 사람들을 잡아 공개재판도 했다고 합니다.

MC: 북한 주민이 중국에 폭약을 밀매한 사건도 적발되었는가요?

정영: 지난 11월 20일 경에 양강도 삼수군 포성광산에서 일하던 화약 관리공 두 명에 대한 공개재판이 진행되었다고 남한의 한 대북단체가 밝혔습니다. 이날 재판을 받은 두 사람은 지난 2년 동안 폭약을 빼내 중국에 1kg당 구화폐로 1만원씩 팔아왔는데, 그들이 2년 동안 빼돌린 폭약은 근 1t에 달했다고 합니다. 특히 양강도 지구에는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 선전물이 많아 이 곳 보안서에서는 폭약사건, 총탄 유실사건은 ‘기둥뿌리 뽑더라도 해명한다’고 합니다.

MC: 그렇군요. 북한이 체제보위와 주민 통제를 위해서 보안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고, 또 그것을 이용해서 보안원들의 권한이 득세하고 있다는 소리군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오늘 북한 들여다보기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지금까지 진행에 이진서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