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체제유지를 위해 엄격한 온라인 검열을 하고 있는 북한을 '인터넷의 적'이라고 지목한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잡니다.
전세계 언론자유증진과 언론상황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는 프랑스의 국제 비정부기구인 국경없는 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는 12일 인터넷상황 연례보고서를 발표하고, 파키스탄과 쿠바, 그리고 중국 등과 함께 북한을 ‘인터넷의 적(Enemies of the Internet)’으로 규정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해마다 각국의 정부와 기관들이 인터넷 검열과 감시를 어떻게 하는지 조사해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번 보고서에서 기자회는 북한의 인터넷 검열 및 감시기구로 중앙과학기술통보사(CSTIA, Central Scientific and Technological Information Agency) 등을 지목했습니다.
기자회는 북한의 경우 외부세계와의 인터넷접속이 거의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중앙과학기술통보사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내부통신망 광명망조차 엄격한 감시와 검열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에게 인터넷이란 ‘필요하지만 위협적인 것’이라며, 소수의 연구자와 기술자만이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마저도 감시가 되고 있으며, 본래의 연구목적이 아닌 북한체제유지에 걸림돌이 되는 내용을 검색할 경우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는 등 처벌이 잇따른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약 200만명의 북한주민이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지만 인터넷을 통한 외부세계와의 소통이 물샐틈 없이 차단되어 있어서, 주민들은 CD나 DVD, 그리고 USB 등을 통해 외부 소식을 듣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2013년 1월 북한을 방문한 빌 리차드슨 전 뉴멕시코주지사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북한 당국에 북한주민들의 인터넷 허용 등을 건의했지만 지금까지 변한건 아무것도 없다는 지적입니다.
빌 리차드슨 전 주지사 : 북한의 외교관계자와 인터넷 관계자, 그리고 정치인들을 만나, 북한주민들을 위해 인터넷접속과 휴대폰 사용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기자회는 특히 2003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의해 세워진 북한의 합동검열그룹인 일명 ‘109상무’, 즉 ‘109그루빠’를 언급하며, 이 기관은 외부에서 북한으로 유입되는 정보의 내용과 시설 및 장치, 그리고 디지털 통신기기 등을 추적하고 단속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한 보위부 27국이란 기관은 사전 예고없이 가정집에 들이닥쳐, 당국의 승인없이 기기를 구입한 다음 중국 쪽에서 넘어오는 외부의 언론을 시청하거나 청취하는지 여부를 조사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