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남북합작 IT회사 경영난으로 문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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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남·북한 최초의 IT 합작회사로 중국 단동에 설립되었던 ‘하나프로그램센타’가 사무실 집기 등을 모두 철수한 채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오다가 최근 아예 문을 닫은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지난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통일의 기반 조성을 위해 남과 북이 하나(HANA)로 되는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중국 요녕성 단동에 설립된 남북 최초의 IT 합작법인 ‘하나소프트 프로그램센타’가 문을 닫은 것으로 짐작됩니다.

중국 단동의 복수 소식통들은 “중국 단동의 개발구에 위치한 ‘하나프로그램센타’가 지난 11월 하순 컴퓨터를 포함한 사무실 집기 일체를 컨테이너 차량에 실어 철수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해 왔습니다.

소식통들은 또 “사무실 집기를 실어 나른 차량이 컨테이너 차량인 것으로 보아 단순히 이사를 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면서 완전 철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하나프로그램센타’ 대표 문 모씨와 잘 아는 사이라고 밝힌 단동의 강 모 씨는“회사가 경영난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최근엔 문 씨를 만나지 못해 자세한 회사사정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며 더 이상의 질문을 피해 갔습니다.

중국 선양의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도 “하나프로그램센타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를 받지 못해 자세히 알 수 없지만 회사경영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하나프로그램센타는 남북 당국의 허가를 얻어 운영되는 협력사업임에도 회사관계자들은 외부인들과 접촉을 꺼리는 등 모든 게 비밀스럽게 운영돼 왔다”며 “북한 측 인사들이 자주 드나들어 단동의 한국 교민들도 그간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나프로그램센타는 2001년 4월 한국의 IT기업을 대표한 ‘주식회사 하나비즈’와 북한을 대표한 ‘평양정보센타(PIC)가 초기자본금 2백만 딸라를 남과 북이 6:4의 비율로 출자하여 출범했으며 이 사업을 주선한 재미교포 실업가 박경윤씨가 회장을 맡기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그해 8월에 사업을 시작한 ‘하나프로그램센타’는 북측에서는 인력만 공급하고 운영 자금은 남측의 하나비즈 대표인 문 모씨가 조달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나프로그램센타’의 주 업무는 남측의 ‘하나비즈 닷컴’에서 소프트웨어 패키지나 용역을 수주하여 단동의 하나프로그램센타에 의뢰하면 하나프로그램센타는 단동에 상주하는 30여명의 인력과 평양의 정보센타와 연계해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방식이었다는 얘깁니다.

그동안 일감 수주가 부족해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했고 적자가 누적되면서 회사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단동 소식통들의 한결같은 증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