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부 라디오 방해전파 대폭 강화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2.12.17

앵커: 북한당국이 이달 초부터 주민들의 외부 라디오방송 수신을 막기 위한 방해전파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1주기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는 지적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이달 들어 한국과 미국 방송 등 외부 라디오방송의 수신을 방해하기 위한 북한 당국의 방해전파 발사가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요즘 들어 북한과 중국의 변경지역에서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을 비롯한 남한의 주요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주 돈화시의 한 주민은 평소에 즐겨 듣던 한국 KBS 한민족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이달 들어서는 잡음이 너무 심해져 듣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소식통도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미국의 소리 방송(VOA)’은 요즘 청취가 거의 불가능 할 정도로 잡음이 심하게 들린다”며 “이 같은 현상은 이달 초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신의주 주민은 “남조선 방송에 비해 수신상태가 양호한 중국 국제방송(CRI)도 요즘 잡음이 심해 청취가 어렵다”면서 “보위부가 방해전파를 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외부방송의 수신을 차단하기 위해 방해전파를 발사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보름 이상 계속 방해전파를 쏘는 일은 흔치 않은 경우라는 얘깁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1주기를 전후한 애도기간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 등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공통된 주장입니다.

한편 이와 관련 베이징의 한 대북 관측통은 “북한과 가까운 중국 변경 지역에서 수신상태가 안 좋다면 북한 내부에서는 방송 수신이 거의 불가능 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주민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방송이 남한에만 10여 개에 달하고 미국과 일본의 대북 라디오 방송들도 있는데다 각 방송사들이 복수의 채널로 송신하고 있다”며 “그들 모두를 대상으로 방해 전파를 발사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더구나 북한 전역에 골고루 방해전파가 미치게 하려면 전파발사 시설과 전기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 당국에서도 방해전파 발사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닐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 사망 추모기간이 끝나면 북한당국의 전파방해는 다시 소강상태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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