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 당국이 북한의 간첩 침투나 공격에 대비한 모의 대응훈련을 하고 또 연안에 만5천 명의 병력을 배치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최근 대북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에 어떤 배경이 있는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일본, 북한의 군사위협에 민감한 반응
일본은 최근 북한으로부터 제기되는 군사위협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방위청은 최근 북한 무장요원의 침투에 대비한 시뮬레이션, 즉 모의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6일 알려졌고 지난 5일 일본의 지지 통신은 북한의 간첩이나 게릴라의 일본 본토 침입을 막기 위해 일본 동해 연안에 만5천명의 일본군 병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북한군 침투에 대한 모의실험 결과 10명의 북한 간첩에 맞서기 위해서는 일본군 병력 6천 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고 북한의 침입에 충분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간첩선과 잠수함 접근을 탐지할 레이더 등의 장비를 갖춘 만5천 명의 순찰, 보안 병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군 당국은 동해 부근 90여 곳에 이러한 보안 병력을 배치할 계획인데 배치 장소는 과거 북한의 대일본 침투 경로를 분석해서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체제 붕괴 가정한 가상훈련 시작해야"
이에 앞서 일본의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일본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기미가 감지됐을 때 일본군의 대응이 보다 빨리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의 아베 신조 간사장도 지난달 21일 일본 언론과의 회견에서 일본은 북한의 체제 붕괴를 가정한 가상훈련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 일본이 9년 만에 개정해 조만간 확정할 것으로 알려진 신 ‘일본방위대강’에는 북한을 역내 중대한 불안요인으로 규정하고 일본의 주 위협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일본 당국의 움직임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핵무기와 그의 운반 수단인 미사일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일본으로서는 당연히 커다란 위협이고 이에 따라 북한의 대일 도발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당국이 현 시점에서 유독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일본 국내 정치적 요인도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과 군사동맴 강조하기 위한 것일 수도
미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와타나베 쯔네오 선임연구원은 6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일본 국민의 여론은 미국과의 군사동맹이 북한의 위협 때문에 긴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어 북한의 위협 가능성을 계속 제기하는 것은 일본 국민에게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일본의 위정자들은 국민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동맹을 위해 일본 자위대를 이라크에 파병했는데 북한의 위협 때문에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고 이렇게 미국의 도움을 받으려면 일본도 미국을 도와야 한다는 논리로 이를 정당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Somehow dispatching Self Defence Forces (to Iraq) is justified with a government official and even prime minister Koizumi saying 'we need strong alliance (with the U.S.) to deter North Korea.'"
러, 미.일 군사협력 동북아 안보상황 악화 시킬 수 있어
한편,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 미일 군사동맹의 강화와 또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나라들의 경계심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6일 알렉산더 로슈코프(Alexander Losyukov) 주일 러시아 대사는 일본이 미국과 협력해 미사일 부품을 만들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공격용 무기를 개발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최근 언론 보도와 관련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로슈코프 대사는 이러한 미국과 일본의 군사협력 등이 북한의 핵개발 등 한반도를 둘러싼 불확실한 안보환경과 더불어 동북아 안보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일본과 미국이 느끼는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잘 알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도 동참하는 대처방안 도출이 더 바람직스러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양성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