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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산업성 원자력 안전보안원과 원자력안전 위원회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사고를 최악 등급인 ‘레벨 즉 단계 7’로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레벨 7은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똑같은 등급입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사고 평가척도(INES)에 따르면 원자력 시설에서 일어난 사고는 레벨 0에서 레벨 7까지 8단계로 나뉩니다.
일본 원자력 안전보안원은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처음 누출된 지난 3월 11일 평가척도를 레벨 4로 발표했습니다. 그 후 방사성 물질이 계속 누출되자 3월 18일 미국의 스리마일 원전 사고(1979년)에 필적하는 레벨 5로 상향조정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누출된 방사성 물질의 총량이 방사성 요오드로 환산해서 37만 테라베크렐(terabecquerel, 1조 베크렐)에서 63만 테라베크렐에 상당한 것으로 밝혀져 최악의 등급인 레벨 7로 격상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일본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아직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520만 테라베크렐)의 10%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 같은 평가 결과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수습하는 데 최소한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일본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우선 원자로 냉각 기능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 약 반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그 후 원자로 압력용기 안에 들어 있는 핵 연료봉과 저장 수조에 보관중인 폐연료봉을 밀폐된 다른 용기로 옮겨 철거하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를 제조한 ‘도시바’ 회사는 핵 연료봉 철거 작업에 약 5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음 5년간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모든 기구와 설비를 철거하고 발전소 부지를 건설전의 상태로 되돌려놓는 복구 작업이 진행됩니다. 도시바는 “스리마일 원전 사고 때는 원자로에서 핵연료를 끄집어내는 데 11년이 걸렸지만, 그동안의 기술 진보로 10년 반이면 사고 원자로를 완전 폐로 조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 베이징 즉 북경을 방문 중인 북한 외무성의 김계관 제1 부상이 북한의 고위 관리로서는 처음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해 언급하면서 “커다란 피해를 입어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12일 전했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 즉 해일이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난 3월 12일 오후에 관련 뉴스를 처음 보도했으며,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이틀 후인 13일 오후 8시 보도 시간에 일본의 지진 피해 상황을 짧게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북한이 동쪽으로 2-5센티미터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북한 지진국의 강진석 박사는 지난달 25일 일본의 교도 통신과 한 회견에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나라도 동쪽으로 2-5센티미터 이동하는 지각변동을 일으켰다”고 밝혔습니다.
강진석 박사는 이어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난 직후 북한의 지하수가 급격한 상승과 하강을 반복했다”고 말하면서 “샘물이 마르거나 생선 양식장 물이 흐려지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