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가구 단지 앞 도로 ‘김일성거리’로

북한이 김일성 탄생 100주년인 2012년에 맞춰 10만 세대 살림집을 새로 건설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건설되는 10만 세대 살림집 앞의 큰 도로는 ‘김일성거리’로 이름을 붙일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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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8월 30일. 북한은 평양시내 10만 가구 살림집 건설에 참가하는 인민군들을 위한 대규모 환영행사를 평양 서포청년역에서 열었습니다. 10만 가구 살림집은 2012년 김일성 주석의 탄생 100주년을 목표로 건설될 계획입니다.

평양시 외곽 지역을 현대적인 주거형태로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살림집은 주로 아파트 형태로 건설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 통화에서 "10만 가구 살림집을 짓기 위해 북한의 특수 병종인 교도지도국 산하 2개 여단도 투입됐다"면서 완공 후 살림집 앞의 큰 도로는 '김일성 거리'로 이름을 붙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어 "과거 50년대 지어진 낡은 주택들을 철거하고 주변 환경과 현대적 감각에 맞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면서 "모든 건설 자재는 북한 내부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에서는 1980년대 말과 90년대 초 대규모 아파트 살림집이 집중적으로 건설됐습니다. 평양의 아파트는 큰 도로가 개발되면서 함께 건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규모나 시설 면에서 만경대구역의 광복거리와 대동강 남쪽의 통일거리에 지어진 아파트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광복거리의 아파트는 1989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김 주석의 80회 생일을 맞아 5만 세대의 아파트가 새롭게 건설된 것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완공을 서둔 탓에 부실공사로 아파트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공사 과정에서 시멘트가 완전히 마르지 않은 채 그 위에 콘크리트 작업을 해 아파트의 균열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내 탈북 지식인 모임인 NK지식인연대의 현인애 부대표입니다.

현인애: 광복거리에 있는 원통형 아파트는 그래도 괜찮은데, 나머지 집들은 부실해서 북한 사람들은 광복거리 아파트를 날림집으로 지었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북한은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대규모 아파트 건설을 중단했다가 김 위원장이 2001년 8월 28일 '평양시를 현대적인 도시로 보수 재건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하면서부터 평양을 또 다시 정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버드나무거리, 모란봉거리 등에 봉사건물과 아파트가 정비됐으며, 올해도 평양역전백화점을 비롯해 수산물백화점, 평양면옥에서 정비가 이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