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특권층, 남한 가요축제에 관심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01.04

앵커: 북한 특권층들이 한국의 방송 3사가 지난해 연말에 방영한 가요 대축제를 보기 위해 중국 무역상들에게 손을 뻗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무역을 하고 있는 중국의 한 상인은 “북한 고위층들이 한국 문화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면서 “어떻게 알았는지 지난해 연말 한국 TV에서 방영된 가요축제 녹화물을 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여기서 한국 TV방송 3사는 KBS와 MBC, SBS로, 이 방송사들은 연말이 되면 유명한 가수와 연예인들을 초청해 가요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남한의 KBS방송이 진행한 ‘2015 KBS 가요대축제'는 소녀시대, 방탄소년단 등 올해를 빛낸 가수들을 포함해 총 27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화려한 막을 올렸습니다.

북한의 젊은이들도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추며 노래하는 남한의 젊은 가수들을 무척 좋아하고 있으며, 더욱이 관중이 자유자재로 호응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낀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렇게 한류에 푹 빠진 일부 고위층 자녀들이 중국 무역상을 통해 2015년 연말 특집 프로그램을 손에 넣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무역상인은 “북한에서는 가요대축제 동영상을 녹화한 CD나 메모리 기억장치를 구해달라고 하는 데 원본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불법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북한 특권층 자녀들은 남한 연예인들이 연말에 모여 진행하는 시상식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상인은 “남한 텔레비전에서 진행한 연예인 시상식 녹화물도 구해달라는 문의도 오고 있다”면서 “올해는 누가 가장 유명한 연예인으로 뽑혔는지 관심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방송 3사는 연말이 되면 올 한해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했던 우수 연예인들에게 연기상이나 대상을 시상하는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를 몰래 관람하고 있는 일부 북한 특권층도 연말이 되면 으레 한국 TV에서 시상식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누가 우승했는지 관심을 보인다는 겁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주요 계층은 보안부와 보위부를 비롯한 공안기관 종사자들로, 이들 단속원들은 한국 드라마 CD나 기억장치를 회수해서는 저들끼리 돌려보는 상황이라고 탈북자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제3국을 자주 왕래하는 북한 소식통도 “지난해 평양에서는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암암리에 돌고 있었다”며 “보위부 요원들의 입에서 김수현이나 전지현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였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는 “평양 특권층들은 김태희나 이다해 등 연예인들의 이름을 알고 있다”며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연예인들의 세련된 의상이나 화장법을 따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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