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노동당 63돌] 기념행사도 배급도 없이 보낸 '조용한 하루'
서울-정영 xallsl@rfa.org
2008-10-10
창당 63주년을 맞는 조선노동당이
10월 10일 기념행사도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평양에서는 중앙의 간부들이 금수산궁전과 만수대 동상에 화환을 올렸다는 소식 외에 다른 특별한 행사는 없고 다만, 북한 관영매체들이 김정일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몇 년 전 만해도 북한에서
연중 크게 쇠는 4대 명절 중 하나인
당 창건절에는 술과 과자 등 배급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배급도 없었고
게다가 김정일 건강이상설로 안팎이
뒤숭숭해 어수선한 분위기였습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는
북한 내부사정이 어려운 점도 있지만,
노동당을 대하는 북한 주민들의
인식도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
눈에 띄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당 대회를 30년 가까이 벌이지 못하는 등
무능함과 주민들에게 빈번히 하는
거짓말 때문에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945년 노동당이 창당될 때만해도
마르크스-레닌주의 사상을 구현했지만,
김일성 김정일 두 체제를 겪으면서
노동당은 새롭게 등장한 집권세력,
즉, 지난날 착취 받았던 피착취계급을
새로운 착취계급으로 만드는 데 도구로 작용했습니다.
당의 규약도 수령의 권한을 옹립하는 구호로 바뀌었고,
전체인민을 꽁꽁 옭아매는 족쇄로 작용했습니다.
적어도 90년대 중반까지 주민들은
노동당에 입당하기를 원했습니다.
당에 입당해야 간부로 될 수 있었고
사회의 기본 군중에 속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에 입당하기를 원하는 주민들은 아침 일찍
연구실에 나가 김일성 김정일의 동상 앞을
쓸고 닦아야 했고, 없는 돈을 쪼개 연구실 꾸리는데
필요한 자재를 구해 당에 대한 충성심을 검증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식량배급이 중단되고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노동당에 입당해
간부자리를 차지하기보다는
돈을 많이 버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민심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노동당원이 된 탓에 불이익을 당한
주민들도 많아 당원이 된 것을 후회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높아졌습니다.
10년씩 군대복무를 하고도,
당원이라는 이유 때문에 탄광광산, 농촌에
무리 배치되어 일생동안 살아야 했고,
고향에 가고 싶어도 출당이라는 무서운 처벌 때문에
눌러앉아 살아야 했던 제대군인들은
“노동당증은 개의 목 사슬과 같다”고 비유했습니다.
요즘에는 돈만 있으면 노동당에 입당할 수 있고,
돈만 있으면 조직생활에 빠져도 되는 세월이니
당의 기강도 빠지고 있다고
최근에 북한을 나온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혹간 당에 입당하겠다고 뛰어다니는 사람들은 보면
연배가 있는 노동당원들은 “차라리 내 당증을 가져라.”고
조롱하는 것도 노동당이 더 이상 북한사회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는 기관으로 되었다는 반증입니다.
생일 63주년을 맞는 맞은 노동당이
이렇게 찬밥신세가 된 것은 다
인민 위에 군림하고 인민과 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노동당 자신이 자초한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