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전방 전투 부대원들도 영양실조 심각

북한에서 지속되는 식량난 악화로 강원도 지구의 최전방 전투 부대들까지도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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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22일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세계 보건의 전략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북한을 비롯한 12개 주요 관심 국가의 의료 실태를 분석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을 비롯한 미국의 5개 정보기관이 공동으로 작성한 이번 보고서는 "북한이 90년대의 광범위한 기아 이후에도 지속적이고, 심각한 영양 부족 상태가 계속되고 있으며, 북한 아동의 절반 이상이 성장장애와 저체중 상태이며 청년층의 3분의 2가 영양실조나 빈혈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로 인해 북한이 군대 초모자의 신장과 체중 기준을 대폭 낮추었다며, 허약한 군인들은 전투 사기가 떨어지고 영양 실조에 시달리는 가족들 생각 때문에 군인들의 충성심이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군인 출신 탈북자들도 특수부대를 제외한 일반 군인들의 영양 상태는 최악이라고 말합니다.

경보병, 항공육전대 등 1차적으로 전쟁에 투입될 수 있는 특수병종에 대한 식량 공급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최전방 지역을 지키고 있는 전투 부대들에 대한 공급은 열악하다고 2008년 9월 북한을 나온 군인 출신 탈북자는 말했습니다.

“제일 영양실조 많은 곳이 1군단, 5군단, 거기 가면 형편없습니다. 뭐 군단, 군단 여단 같은 데는 형편없습니다. 먹지 못해서... 강원도는 원래 농사도 잘 안되지 않습니까.”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들은 몸무게가 40kg 이하로 떨어지고, 목이 가늘어지고,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어 사실상 전투에 동원되기 어렵다고 이 탈북자는 말했습니다.

강원도 김화, 철원 지구를 지키고 있는 1군단 부대 지휘관들은 배고파서 탈영하는 군인들이 너무 많아 골머리를 앓고 있고,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들을 구제할 방법이 없어 귀가(歸家)시키고 있는 형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인들이 영양실조에 걸리는 이유는 우선 북한이 과도한 군대 인원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식량을 자체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설사 공급된다 해도 부대 지휘관들이 중간에 빼돌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라고 이 탈북자는 말했습니다.

“전투 구분대는 우선 북한에서 먹이는데 우리 같은 경우에는 공급이 적어지면 비행이 나오고 하니까, 우선 공급단위는 에누리 없이 들어갑니다. 그 외에 일반 보병 그런 곳은 공급도 안 되고 공급됐댔자, 꼭대기에서 다 떼먹고 하니까 마지막에 하전사(병사)들이 녹고 있습니다.”

북한은 과거 군대 입대 기준을 키 150cm에 몸무게 48kg으로 정했습니다. 94년부터는 신장 148cm에 몸무게 43kg으로 낮췄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발육 부진이 광범위한 상태라 이들의 신체 조건이 입대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해도 병이 없으면 대부분 군대에 징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