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자회담 재개 시 군축회담 주장하면 회담 실패할 것” - 래리 닉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이달 말 재개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일부 미 전문가들은 회담 전망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 측도 회담 개최 합의는 문제 해결에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이번 회담에서는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9일 미국과 북한이 6자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남한을 비롯한 회담 참가국들은 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 탐 케이시 대변인은 11일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미국 측이 지난해 3차 6자회담에서 내놓은 제안에 대한 북한 측의 대답을 듣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유엔의 코피 아난 사무총장도 11일 성명을 통해 회담 재개 소식을 크게 환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란 하크 총장실 공보관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전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노력에 대한 유엔 차원의 지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국제원자력기구 측도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6자회담 재개 소식을 환영하면서 문제가 해결돼 이 기구 사찰단이 다시 북한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6자회담이 1년 이상 지연된 끝에 마침내 재개된 사실에 대해선 평가하면서도, 회담의 성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래리 닉시 박사는 북한이 늦게나마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한 배경과 관련해, 지금처럼 핵문제의 교착상태를 유지하면서 시간을 끈다는 기존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Larry Niksch: It would still be in the context of their strategy to create a long term protracted diplomatic stalemate.

북한은 회담 참여를 명분으로 시간을 끌면서 계속 핵무기 개발을 지속할 수 있고, 또 시간이 가면 갈수록 주변국들은 비록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북한을 사실상(de facto)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닉시 박사는 지난 3월, 북한 당국이 스스로가 핵보유국이기 때문에 6자회담의 성격을 한반도 군축회담으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향후 회담 성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이 미국과의 동등한 자격과 자국에 대한 존중을 요구해 온 만큼 이번 회담의 성격을 북한의 핵무기 폐기 뿐 아니라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에서 미국 군사력의 축소까지 요구하는 군축회담으로 바꾸자는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이같은 요구를 내세울 경우 미국은 이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고, 6자회담에서 더 이상의 진전은 있을 수 없을 것이 확실하다고 그는 전망했습니다.

Larry Niksch: If the North enters another meeting with this kind of agenda then this would ensure that the stalemate is going to continue.

따라서 닉시 박사는 북한이 향후 6자 회담장에서 ‘군축회담론’을 들고 나왔을 때 중국과 남한 등 주변국들의 반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만약 ‘군축회담’을 주장하는 북한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등이 지지를 하게 되면 미국측 입장에서 6자회담은 더 이상의 어떤 유용성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북한이 회담 복귀를 1년 이상 끌면서 회담 참여국들의 기대 수준을 많이 낮추는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습니다.

회담에서의 문제 해결 관련 구체적 방법 등에 대한 논의보다는 북한의 회담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는 설명입니다. 이는 바로 북한이 노리던 바였고 이러한 북한의 의도는 적중했다고 닉시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 탐 케이시 대변인은 11일 미국은 이번 회담이 회담자체를 위한 회담이 아닌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회담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Tom Casey: We expect people to come to these talks ready to make progress on it. There isn't much point of having talks simply for the sake of having talks.

또한 미 백악관의 맥클렐런 대변인도 이번 회담에서 북한 측이 미국이 제시한 제안에 대해 진지하게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해, 이달 말 재개되는 6자회담에 대한 성급한 낙관을 경계했습니다.

양성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