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쟁훈련에 공장·기업소 생계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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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의 계속되는 전쟁위협 소동으로 북한에서 달러가치가 오르고, 일반 주민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양의 일부 부유층들은 한 벌에 수백 달러짜리 명품 옷을 입고 다녀 빈부차이가 극명하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연일 전쟁을 치르겠다고 위협하는 속에 주민들은 고된 삶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한 장마당 상인은 11일 "지난 겨울 동안 전쟁이 난다고 너무 떠들어서 정신없이 살아왔는데, 이제 또 봄철(춘궁기)이 되니까, 식량걱정이 태산같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3월 중순에 장마당에서 쌀 1kg은 미화 0.7달러에 거래되었는데, 요즘 달러 가격이 조금씩 오르며 쌀값도 덩달아 올랐다"면서 "7천 원 가까이 하던 쌀이 현재 7천500원까지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쌀값이 얼마나 오를지 모르기 때문에 조개잡이라도 나가야 하지만, 정세가 긴장하다고 군대들이 막고 있어서 특별한 벌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한 8일 경부터 북한에서 달러 가치가 오르고 쌀값이 상승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한국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대 원화의 환율은 1: 1140원으로, 지난 3월 초에 비해 외화 환율이 약간 상승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을 무기한 중단시킨다는 보도를 텔레비전을 통해 들었다는 이 주민은 "뭐라도 해서 벌어먹어야 할 판에 개성공단까지 막아놓으면 가족들이 어떻게 살겠냐?"며 혀를 찼습니다.

그는 "요즘 북한 공장·기업소들은 원료와 전기가 없어 대다수 가동하지 못한다"면서 "노동자들은 일감이 없어 출근 도장만 찍고 나무심기에 동원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양강도 지방의 한 공장 초급간부는 "새로운 경제조치가 도입되면서 공장, 기업소 지배인들은 중국인들로부터 임가공 하청을 따내기 위해 사정사정 하는데, 개성공단을 차버리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응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공장 지배인들은 중국 기업들에게서 마대, 장갑, 양말 같은 것을 만드는 임가공이라도 얻어내기 위해 야단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얼마 전 혜산시의 한 중국 화교의 집을 짓는다는 소문이 나자, 노동자들이 저마다 일당을 뛰겠다고 자청했다"면서 "이렇게 밑바닥 생활은 한심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평양 부유층의 삶은 이와 대조적입니다.

최근 평양에서 국경으로 들어온 한 대학생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요즘 김일성종합대학 부속 평양의학대학에 다니는 특권층 자녀들은 한 벌에 300달러짜리 명품 코트를 입는 바람이 불었다"면서 "전쟁바람에 살기가 어렵다 해도 이들에게는 딴 나라 얘기"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