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1·2달러 지폐 부적처럼 몸에 지녀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07.21
one_dollar_b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북한으로 날려 보낸 대북전단과 미화 1달러 지폐.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최근 북한 상인들은 물론 중학생들까지 액면이 작은 미국 달러를 ‘행운의 달러’라고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고 합니다. ‘돈이 돈을 낳는다’는 속설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미국화폐가 대량 풀리면서 적지 않은 상인들과 청소년들은 액면가가 낮은 1달러, 2달러를 휴대하고 다니는 습관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중국에 체류중인 40대의 북한 주민은 “일부 어른은 물론 중학생들도 1달러짜리 지폐를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면서 “특히 뒷자리 번호가 9로 끝나는 1달러는 ‘행운의 달러’여서 가지고 다니면 돈이 마르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고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학생들은 셔츠 주머니나 바지에 비상 주머니를 달고 1달러짜리를 넣고 다닌다”면서 “이 행운의 달러는 아무리 돈이 없어도 소비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반해 무역업자들과 장마당 상인들은 2달러짜리 지폐를 ‘행운의 달러’로 지니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에서는 원래 2달러짜리가 행운의 지폐로 통하지만 2달러 지폐가 희소하기 때문에 간부나 부유층들이 지갑에 한 장씩 넣고 다닌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이처럼 ‘행운의 달러’를 몸에 지니고 다니는 습관은 소위 ‘행운의 달러가 돈을 잘 붙게 한다’는 미신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중국을 방문했던 북한 무역업자들은 귀국에 앞서 간부들에게 뇌물용으로 쓰기 위해 미화 2달러짜리를 대량 구해달라고 지인들에게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미국을 방문했던 40대의 탈북 여성은 “북한에 1달러, 5달러, 10달러짜리 ‘잔 달러’가 상당히 많아졌다”면서 “잔 달러가 어떻게 많이 들어갔는지 상당히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2013년에 북한을 떠난 이 탈북자는 북한에 달러나 위안화가 많아진 것은 2009년 단행한 화폐개혁 이후라면서 “화폐개혁 때 국돈, 즉 북한 돈을 갖고 있다가 망한 주민들이 저마다 외화를 저축하면서 생긴 자연발생적인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화폐개혁 이후 북한 상인들은 더 이상 국돈을 저축수단으로 여기지 않는다”면서 “어른은 물론 중학생들까지 달러나 위안화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전체 주민들이 달러를 선호하게 되면서 북한은 최대 반미국가면서도 미국 달러를 가장 애용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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