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최근 공안기관 책임자들을 차례로 평양에 불러놓고 체제 단속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 단속이 장마당 통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이 인민보안부, 국가안전보위부 등 공안기관을 총동원해 장마당 통제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평안북도 국경 도시의 한 주민은 "보안원들과 규찰대들이 장마당 안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장사하는 '메뚜기'들을 매일 쫓고 있다"면서 "여기에 검찰소 검사들까지 동원된 걸 보면 뭔가 위에서 새로운 지시가 내려온 것 같다"고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시장관리위원회에서 시장관리질서를 새로 공지했다"면서 "공지된 시장관리 질서에 따르면 모든 상인들은 종합시장 안에 들어가야 하고, 각자 가지고 나온 물건 품목을 일일이 신고하라고 요구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기차역전앞이나 아파트 건물 옆에 설치된 간이 매대도 두 가족이 짝을 지어 교대로 운영하라고 요구한다"면서 "매대 운영도 인민군대 후방가족이나 국가 공로자들에게 우선권을 부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민은 "얼마 전 분주소장 대회가 끝난 다음 보안서에서 제대군인들을 대량 뽑아 규찰대를 대폭 증강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의주의 다른 소식통도 "얼마 전 평양에 올라갔던 분주소장 대회 참가자들이 선물지함(종이박스)을 하나씩 가지고 내려왔다"면서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분주소장들이 김정은과 사진을 찍고 돌아와 아주 좋아한다"고 반응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분주소장 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어리석게도 딴 꿈을 꾸는 불순 적대분자들을 단호하고 무자비하게 짓뭉개 버리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공안당국이 장마당을 체제 불안 거점으로 보고 먼저 그에 대한 단속부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보안기관들이 장마당 단속을 강화하자, 주민들 속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 중국에 나온 한 북한 주민은 "보안서에서 장사 물건을 신고하라고 하는 것은 한국산 옷가지나, 한국 드라마가 든 녹화물을 팔지 못하게 막기 위한 것"이라며 "당국이 승인하는 물건을 팔아봐야 얼마 남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메뚜기 장터, 즉 노상에서 물건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들의 하소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주민은 "메뚜기 장터에 나오는 사람들이 장마당 안에 들어가지 않는 이유는 시장관리원들이 터무니없이 장세를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시장 관리원들이 물건을 다 판 다음에 이익금에 따라 장세를 물리는 게 아니라, 아예 팔기도 전에 세금부터 요구한다"면서 "마수걸이(개시)를 하기도 전에 돈부터 내라고 하니 하루 장사가 잘 될리 없다"고 불만을 털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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