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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군사 당국은 8일 4개월여 만에 회담을 재개합니다. 이번 남북 접촉이 앞으로 본격적인 대북협상 재개의 실마리가 될 지 주목됩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8일 열리는 남북한 군사실무회담은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있는 북한의 진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첫 번째 장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대남 도발행위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는 한국 측에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일 지가 관심의 초점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자국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왔고 연평도 포격도 한국 측 군사 훈련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밝혔던 만큼 이번에도 남북한 양측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사정에 밝은 미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자신의 도발 행위에 대해서 한국 측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입장 표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8일 실무급 회담에 이어 무리 없이 다음 달 안으로 남북한 군사 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외교 소식통은 이어 앞으로 2-3개월 안에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식량지원 재개와 맞물린 미북 간 양자대화에 이어 6자회담도 재개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에 방문 연구원으로 나와 있는 북한대학교 대학원의 류길재 교수도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남북한 모두 군사 실무회담을 결렬시키는 게 부담스러운 만큼 고위급 군사회담의 일정을 잡는 데에는 일단 남북 양측이 합의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를 위해 북한이 한국 측에 도발 행위와 관련해 어느 정도의 성의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실무회담을 통해 북한이 도발 행위에 대해 전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고위급 군사회담 자체를 개최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만큼 북한은 한국 측이 고위급 회담 개최에 합의할 정도의 모호한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류 교수의 설명입니다.
류길재:
모호한 표현, 예를 들어 북한 측이 ‘자신들도 천안호 사건과 연평도 사건에 대해 진지하게, 또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고 그러한 방향에서 고위급 회담에서 천안호와 연평도 사건을 의제로 다루겠다’고 말한다면 한국 정부로서도 더는 북한 측을 추궁하기가 힘들 것으로 봅니다.
류 교수는 또 북한도 남북관계를 먼저 개선해야 6자회담을 비롯한 미국과의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미국 외교협회(CFR)의 피터 벡 연구원은 7일 AFP통신에 현 시점에서 북한은 한국이나 미국 등 어느 측과도 진정한 협상을 할 의향이 없는 것 같다면서 단지 중국의 도발 자제 요청과 미국의 남북관계 개선 요구 등 압박 국면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북한이 대화 공세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