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발사기간 29일까지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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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의 발사 기간을 12월 29일까지 연장했습니다. 올해 안에 꼭 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입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발사 계획의 철회를 촉구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이 당초 발표했던 미사일 발사 예정 기간은 12월 10일부터 22일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북측은 발사 기간을 오는 29일까지로 연장한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지난 9일 새벽 “일련의 사정”을 이유로 “발사 시기를 조정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뒤 불과 하루 만에 발사 기간을 연장해 발표한 것입니다.

이번에는 기간을 연장하는 이유도 제시했습니다. “운반 로켓의 1계단 조종 발동기 계통의 기술적 결함”이 발견됐다는 겁니다.

지난 4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북한이 이번에는 철저한 준비를 거쳐 발사에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거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지난 4월에는 국제 미사일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해 다 보여주면서 실패해 상당히 이미지가 추락한 상황이지요. 이번에는 북한 주민에게도 알리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성공하면 고도의 선전선동을 하려는 접근 방법을 선택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의 발사 예정 기간을 연장한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북한에 발사 계획의 철회를 촉구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이 발사 계획을 철회하도록 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갈 예정이라고 외교통상부는 밝혔습니다.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해 안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려는 이유와 관련해 “내부적 요인이 큰 것 같다”고 말합니다.

서울에 있는 한 당국자는 “김정은 체제 출범 1주년 이전에 축포를 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는 30일은 김정은 제1비서가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올라 정권을 사실상 장악한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또한 “김일성 주석 100주년과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1주기를 기념하는 차원에서 연내 미사일을 쏘려는 것 같다”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장용석 선임연구위원은 추정했습니다.

이런 일정들을 고려해 올해를 넘기지 않고 미사일을 발사한 다음 “실용위성을 쏘는 데 성공했다”고 선전하고 그 업적을 모두 김정은에게 넘기지 않겠느냐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물론 오는 19일 치르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와 미국 오바마 2기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는 듯 하다는 분석도 있지만, 현재까지의 정황을 들여다 보면 북한 내부적 요인이 훨씬 커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어쨌거나 이제 관심사는 북측이 미사일 1단 로켓에서 발견했다는 ‘기술적 결함’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지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만약 해결이 힘들 경우 북측은 발사 일정을 다시 연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