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금강산에서 카지노 사업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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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의 현대그룹과 맺은 금강산 관광 독점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은 금강산에서 카지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중국내 북한 전문 여행사 대표들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중국 심양에서 북한 관광전문 여행사를 경영하는 오 모 씨는 “북한이 남한 관광객의 금강산 관광 재개가 어려울 것이란 판단 아래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금강산에서 카지노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남한 현대그룹과 맺은 금강산 관광 독점계약을 파기할 것을 이미 예상했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오 씨는 이 사실을 북한 당국의 한 실력자로부터 수개월 전에 들었으며 이 실력자의 신분과 직위를 밝힐 순 없지만 상당한 고위층이라고 말했습니다.

오 씨는 북한 당국이 카지노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중국 관광객 유치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금강산 관광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고 또 여행사 입장에서도 북한 내륙 깊숙이 위치한 금강산 관광 상품을 판매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오 씨는 이런 상황에서 카지노 사업은 중국 관광객을 불러들일 좋은 방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단동의 여행사 대표 주 모 씨도 같은 의견입니다. 주 씨는 아직 북측으로부터 관련된 정보를 듣지 못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주 씨는 카지노 사업은 중국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관광 상품이며 이 계획이 성사될 경우, 중국 사업자들의 투자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도박을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카지노사업에 대해 중국 당국의 시선이 곱지 않으며 북한이 하는 대로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2002년, 북한 당국은 신의주 개방정책으로 ‘신의주 특별 행정구역’을 선포하고 시장으로 중국인인 양빈을 영입했지만 중국 당국에서 그를 탈세혐의로 전격 구속하면서 북한당국의 계획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 당시 이 사건을 두고 중국에서는 북한이 신의주 행정 구역에 대규모 카지노 개장을 계획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습니다.

또 북한의 라선시 비파도에 홍콩의 영황(英皇;Emperor)그룹이 카지노 관광을 겨냥해 투자한 ‘앰퍼러 오락호텔(EMPEROR HOTEL&CASINO)’도 중국 당국의 규제로 한동안 중국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나선항 부두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중국인들의 출입을 일부 묵인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언제 또다시 중국인 출입금지 조치를 재개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에 의한 일방적인 금강산 관광 독점권 취소 조치에 대해 남한의 현대그룹과 당국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당국의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