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최근 북한 권력의 핵심부라고 할 수 있는 국가보위부에 대한 공급이 열악해지면서 돈을 벌기 위해 불법 활동에 뛰어드는 권력기관원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보도에 최민석 기자입니다.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해진 가운데 권력기관인 보위부의 상황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중국에 나온 함경북도 국경지방에 사는 김정남(가명. 43세) 씨는 “요즘 불법 활동에 뛰어드는 보위원들이 꽤 많다”면서 “특히 탈북자들을 상대로 한 돈벌이 갈취가 날이 갈수록 노골화 되는 상황”이라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그는 자기 지방의 보위부 반탐과 지도원 김 모 소좌의 예를 들면서 “보위부 지도원들은 원래 쌀과 잡곡 비율을 5대 5로 해서 배급받았지만, 지금은 본인만 주고, 가족들은 절반도 주지 못한다”면서 “그나마 군량미를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가족들이 우는 소리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보위부 지도원이 되면 식량과 양복지를 공짜로 받아 좋아했지만, 이젠 그게 옛말로 된지 오래됐다는 게 김 씨의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직권을 이용한 보위원들의 비리가 날로 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보위부 지도원들의 갈취대상은 주로 탈북자들과 그 가족들이 되고 있습니다.
김 씨는 “최근 탈북자 가족들을 ‘봉’으로 삼고 갈취하는 보위부 지도원들의 행패가 극도에 이르렀다”면서 “요즘 보위원들은 탈북자를 ‘골동품’으로 취급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요즘 탈북하다가 걸린 사람도 인민폐 2만원이면 뽑아 낼 수 있다”는 담당 보위원의 말을 전하면서 “이전엔 골동품이 보위원들의 주된 표적이 되었지만, 이젠 탈북자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돈 2만원이면 북한 돈 600만원(암거래 환율)이 넘기 때문에 웬만한 골동품 진품 가격과 맞먹는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이 가족에게 보내는 송금도 보위원들의 주된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김 씨는 “탈북자들이 보내는 돈을 뜯어내기 위해 보위원들이 탈북자 가족에게 협박도 하고, 구걸도 한다”면서 “이 때문에 보위부 내에서도 계급적 원칙이 무너진다는 비판이 거세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심지어 탈북자 가족이 많은 지역을 담당하기 위해 보위원들 사이에서 관할구역 지정을 놓고 서로 경쟁하는 수준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 다른 국경 지역 주민인 박 모 씨도 얼마 전 골동품을 팔아달라는 보위원의 요구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보위원이 지금 골동품 진품이 있는데, 팔아달라고 해요. 진품인지 어떻게 아는 가고 물었더니 도굴하는 사람들 것을 회수했기 때문에 진품이다. 진품을 회수해서 그렇게 파는 거지요”
일부 보위부 지도원들은 국경일대에서 골동품 판매 조직선과 마약선을 탐지하기 위해 자기의 정보 조직선까지 동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씨는 “보위원들은 정보원을 내세워 골동품이나, 마약을 탐지하게 하고 회수해서는 빼돌려 팔고 이윤을 나누어가지는 식으로 돈벌이를 한다”며 그들의 생리에 대해서도 공개했습니다.
최근 김정은이 국가보위부를 맡아 힘을 실어주면서 보위원들의 이러한 부패행위는 식량난이 극심해질수록 더욱 노골화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