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금성학원 학생들 간부 술자리에 동원”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5.01.12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모란봉악단.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모란봉악단.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 최고수준의 예능교육기관으로 알려진 금성학원 학생들이 고위 간부들의 비밀 파티에 종종 동원되고 있다는 현지주민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 최고의 예능교육 기관으로 알려진 금성학원 학생들이 암암리에 고위 간부들의 술자리나 비밀 파티에 동원되고 있다는 주장이 복수의 북한 주민들로부터 제기되었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안남도 주민 소식통은 “노래 잘 부르고 악기도 잘 다루는데다 인물도 고운 금성학원 학생들이 간부들 술자리 흥을 돋구기 위해 은밀하게 동원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자신의 조카가 금성학원 재학생이라고 밝힌 이 주민소식통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학생들의 부모는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딸이 잘못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칫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온 가족이 처벌받을 게 뻔한 노릇이어서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만 태우고 있다는 겁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금성학원 학생들이 고위간부들 술자리에 동원되고 있다는 소문은 전부터 주민들 사이에서 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면서 “(나는)이 소문이 사실일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남한에 정착한 평양 출신 탈북자 이 모씨도 “금성학원 학생들이 고위간부들 파티에 동원된다는 얘기는 꽤 오래전부터 돌고 있었다”면서 “고위간부의 비밀파티에 동원되는 것을 모든 학생들이 다 꺼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고급 간부들 앞에서 자기의 재능을 잘 선보이면 졸업 후 좋은 예술단에 배치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1대 1 개인교습을 통해 예능분야 최고의 영재를 키워내고 있는 금성학원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가 졸업한 것으로도 유명한 예술학교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과거에 비해 사교육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카가 금성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앞서의 평안남도 주민소식통은 “예능 실습 선생에게 수시로 성의를 표시하지 않으면 제대로 배워주지도 않고 학생에게 공연히 짜증을 부리는 일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더구나 졸업 후 급수 있는 예술단에 배치 받으려면 미리 사업을 잘해야 하는데 그 사업이라는 게 영향력 있는 사람을 찾아서 뇌물을 고이는 것이라는 얘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없는 학부모는 아무리 자녀가 예능분야에 출중한 재능이 있다해도 금성학원에 입학을 시킬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