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로 북 주재원들 곤욕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7.02.20
kangcheol-620.jpg 말레이시아 주재 강철 북한 대사가 20일 쿠알라룸푸르 북한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말레이 경찰 수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김정남 피살 소식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중국에 나와있는 북한 무역주재원들이 곤경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이자 김일성의 장손인 김정남의 피살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 주재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평소 북한 무역 주재원들과 가깝게 지내는 한 중국 소식통은 “중국사람들은 북한 무역 주재원들을 만나기만 하면 김정남 얘기를 꺼내는 바람에 이들이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말레이시아 수사당국에서 아직 북한소행이라고 결론을 내리지 않았는데도 북한 주재원들은 중국인들에게 이번 사건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주재원들 조차도 김정남 암살은 북한 당국이 저지른 행위라는 것을 너무도 뻔히 알기 때문에 그 사실을 정면으로 부인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런 분위기 때문에 북한 주재원들은 상대방이 김정남 얘기를 꺼내려 하면 다른 얘기 하자면서 말머리를 돌리려고 애를 쓴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김정남의 존재에 대해서 거의 모르고있던 북한주민들에게 이번 암살사건은 김정남의 존재와 그가 동생인 김정은에 의해 암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평양 출신 북한 화교 류 모씨는 “북조선의 일반주민들이 김정남의 존재조차 모른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거리가 먼 얘기”라면서 “북조선에서 조금 깨어있는 사람들은 김정남의 근황은 잘 모르지만 그가 김정일의 장남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류씨는 “다만 일반 주민들은 알아도 모르는 척 입을 닫고 있을 뿐이고 오랫동안 이런 침묵이 지속되다 보니 북조선 주민들에게 김정남의 존재가 점차 희미해졌다”면서 “이런 판국에 이번 김정남 피살 사건은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남의 존재를 새롭게 알리는 작용을 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중국을 왕래하는 모든 사람들의 입을 틀어 막기는 불가능하다”며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김정남 암살 소식은 이미 북한 전역에 번졌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