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불온제품’ 낙인 콘돔, 중국 출장 간부들엔 인기 귀국선물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7.11.17
wonsan_woman-620.jpg 원산 거리를 지나는 북한 주민들.
AP Photo/Wong Maye

앵커: 북한에서는 피임기구인 콘돔을 공공연하게 사고 팔 수가 없다는 소식입니다. 때문에 중국에 출장 온 간부들의 귀국선물 중 콘돔이 인기품목 중 하나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콘돔이 북한에서는 미풍양속을 해치는 불온한 제품으로 낙인찍혀 유통이 금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과 평양을 오가며 장사를 하는 한 화교상인은 “마땅한 피임기구가 없는 조선에서는 콘돔이 남녀 모두에게 대단한 인기를 얻고있다”면서 “때문에 조선 간부들은 중국출장 후 귀국할 때 콘돔을 잔뜩 사가지만 우리 같은 보따리 상인들이 이걸 갖고 들어가서 판매하기는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선에는 콘돔을 찾는 사람이 많아 들여가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지만 조선 세관이 콘돔을 풍기문란 물품으로 규정해 아예 통관을 시켜주지 않는다”면서 “밀수로 들여가도 이를 판매하다 들키면 더 큰 처벌을 받게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업차 평양에 주재하고 있다는 한 중국인 사업가는 “북조선에서도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에 콘돔은 아주 필요한 물건”이라며 “북조선 간부들도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있는데 당국에서는 북조선에는 성매매가 있을 수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사회주의 일꾼을 양성하기 위해 출산율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바람에 피임도구로써의 콘돔이 설 자리를 잃게 만들었다”면서 “피임과 성병예방을 위해 국가에서 콘돔을 생산해 인민에게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 하는 간부들도 상당히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누군가가 김정은에게 이 문제를 제기해서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까딱하면 목이 날아갈지도 모르는 민감한 문제라서 아무도 나서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요즘엔 저개발 국가들도 인구조절과 성병예방을 위해 국민들에게 콘돔을 보급하고 있는데 북한은 여전히 국민건강은 뒷전이고 콘돔을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음란제품이라며 유통과 사용을 단속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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