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에도 남포에 송유시설 확장


2017.03.25
LAND_RECLIAMATION_B 북한 남포항 인근의 수상송유시설(Oil Terminal). 2016년 10월 4일에 촬영한 사진과 1년 전의 것을 비교하면, 두 번째 부두를 새로 만들고 바다를 땅으로 메우는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을 알 수 있다. 간척지에는 관련 시설을 지어 송유∙저장 시설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구글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앵커: 북한이 석유를 수입하는 통로인 남포항 인근의 송유시설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에 나서고, 최근 미국이 대북 원유 수출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북한의 송유시설 투자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6년 10월 4일에 촬영한 북한 남포항 인근의 수상송유시설(Oil Terminal)입니다. 육지에는 송유시설이 있고, 바다로 길게 뻗은 부두에 배들이 정박해 있습니다. 이곳은 북한이 석유를 수입하는 통로로서 저장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1년 전인 2015년 10월 4일에 촬영한 사진과 비교하면 북한 당국이 이곳에 간척사업을 진행한 이후 변화를 뚜렷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하나였던 부두 옆으로 두 번째 것을 만들어 더 많은 선박이 손쉽게 정박할 수 있도록 공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두 부두 사이의 바다를 땅으로 메워 면적도 제법 커졌습니다. 간척지에 관련 시설을 지어 송유∙저장 시설을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현재 있는 부두 옆에 또 하나의 부두를 짓고, 그 사이를 메워 관련 시설을 건설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송유시설의 역할과 기능이 더 커질 수 있죠.

정유시설 위에는 이전의 논밭을 없애고 8개 원형의 시설을 짓고 있다. 새로운 석유 보관시설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정유시설 위에는 이전의 논밭을 없애고 8개 원형의 시설을 짓고 있다. 새로운 석유 보관시설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 - 구글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또 지금의 정유시설 위, 이전에 논밭이던 곳에 8개의 원형으로 건설 중인 것이 있는데, 멜빈 연구원은 새로운 석유 보관시설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면서 그만큼 북한이 남포를 통해 석유 수입을 늘리고, 관련 시설도 확장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원유 수입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으며 실제로 북한이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품목도 원유입니다. 또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접촉한 중국의 대북 무역업자는 “중국이 지난해 8월 이후 대북 원유 수출을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으며 지난해에는 러시아산 중유까지 밀수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도발 행위 이후 국제사회가 항공유를 제재대상에 올렸지만, 중국 해관총서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북한은 중국에서 항공유와 자동차용 휘발유, 디젤유 등 총 2만 2천800톤을 수입했으며 이는 전년도 같은 달에 비해 6배가 넘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또 북한에서 점점 늘어나는 자동차와 주유소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북한에서 석유의 소비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성사진에 나타난 송유시설의 확장 공사는 대북제재에도 변함없이 석유 수입에 대한 투자의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미국 하원의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은 지난 21일, 북한의 석유와 석유제품을 포함한 전방위적 제재 내용을 담은 ‘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을 발의했지만, 중국 정부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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