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평양에서 휘발유값이 크게 오르고, 판매를 제한하거나 아예 문을 닫은 주유소까지 생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주 들어 북부 지방에서도 휘발유와 경유값이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운송 수단의 마비와 운임∙물가의 상승으로 북한 주민의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북한 북부지방에서 휘발유와 경유값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10일 양강도와 함경북도 내 두 도시의 시장가격을 조사한 결과 휘발유 1리터에 평균 1만 8천 원, 경유는 1만 2천 원에 거래됐다"라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는 두 달 전인 3월 10일보다 두 배 이상(2.5배) 뛴 금액으로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2월 말, 함경북도의 시장에서 조사한 휘발유 가격도 1리터에 6천 원이었습니다.
특히 지난달 평양의 주유소에서 휘발유값이 오르고, 일부 주유소는 판매를 제한하거나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5월 들어 지방 도시의 시장에서도 휘발유값이 급등한 겁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평양에서 휘발유값이 오른 다음 시간이 지난 뒤에 (지방에서도)오른 것 같습니다. 5월 10일 이후 현지 사정을 물어봤는데, 지방에서도 갑작스레 휘발유, 디젤유값이 급등했더라고요. 아시아프레스가 조사한 것은 시장 가격입니다.
지방 도시에서 휘발유와 경유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운송비와 물가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우선 장거리 버스와 '써비차'의 운행이 평소의 1/3로 줄었고 운임도 올랐으며 이 때문에 장사를 하거나 물건을 보내야 하는 북한 주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 운송 수단이 여의치 않다 보니 물가도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양강도와 함경북도 내 두 도시에서 쌀과 옥수수가 각각 1kg에 5천100원과 2천700원에 거래돼 두 달 전보다 약 7%, 30%씩 올랐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휘발유값의 급등, 운송 수단의 제한, 물가 상승의 원인 등이 연료 공급과 유통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인지, 아니면 북한 당국이 연료 비축을 위해 먼저 제한을 두기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지방 도시의 시장에서도 연료의 유통이 줄고 있는 것은 맞다고 분석했습니다.
[Ishimaru Jiro] 모든 물가가 오름세에 있다는 증언이 있습니다. 또 지금 이런 식으로 원유의 공급제한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요. 그렇다면 사람의 이동, 물건의 유통, 물가 등 북한 경제에 영향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파른 물가 상승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북한의 시장가격 동향을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서 휘발유는 기본적으로 자유 판매제가 아닌 전매제 품목입니다. 국영 회사에서만 판매할 수 있고, 휘발유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소와 기관도 국영 급유소에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암거래로 몰래 유통되는 휘발유과 경유는 시장에서 일반 주민에게 팔리고 있으며, 특히 '써비차'와 같이 상업적인 운송 수단이 많아지면서 휘발유의 소비도 늘고 있다고 '아시아프레스'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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