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 김정은 재입북 탈북자 선전에 불만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04.21
parkjungsook-620.jpg 조선중앙통신이 남한에서 생활하다 북한으로 귀환한 탈북자라고 밝힌 박정숙씨가 2012년 6월 28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재입북 탈북자들을 너그럽게 대해준다는 이른 바 ‘포용정책’이 북한 핵심층의 비난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재입북 탈북자 과대 선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복수의 북한 소식통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제3국에 머무르는 북한 소식통은 21일 가진 전화통화에서 “김정은이 남조선에 나갔다 다시 돌아온 탈북자들을 잘 대우해준다고 텔레비전에서 자랑하면서 간부들 속에서 말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2012년 6월 남한에서 살다 북한으로 귀환한 박정숙 여성의 실례를 들면서, “당시 박정숙이 중앙텔레비전에 출연해 인터뷰할 때 평양시민들은 물론 간부들도 깜짝 놀랐다”면서 “어떻게 60대의 피부가 저렇게 좋을 수 있냐”고 부러워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북한 간부들은 “왜 저렇게 얼굴이 반반한 탈북자들을 선전하는 지 모르겠다”면서 김정은 제1비서의 탈북자 선전을 우회적으로 수군거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재입북 탈북자들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이 자칫 북한 체제에 충성하는 핵심계층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는 겁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제1비서는 자신의 ‘인민애’를 과시하기 위해 2012년경에 ‘남조선에 나간 탈북자들을 다시 끌어오라’는 지시를 국가안전보위부에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보위부는 전담반을 조직하고, 남한에 나간 탈북자 귀순공작을 벌였고 이미 여러 탈북자들을 재입북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편, 2013년 라오스에서 북송된 9명 탈북 청소년들이 처벌받지 않고, 최근 한덕수 경공업대학과 장철구 상업대학 등 유명 대학에 진학하자 평양 청소년들 속에서는 심경변화가 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 체류중인 한 평양 주민은 “남조선에 가려고 했던 9명의 탈북 청소년들이 무리 지어 평양관광을 다니고, 또 좋은 대학에 입학한 것을 두고 일부 청소년들은 ‘좋은 대학 가자면 나도 탈북했다가 다시 와야겠다’는 농담도 돈다”고 말했습니다.

김 제1비서의 과대선전으로 청소년들 속에서 탈북에 대한 죄의식이 사라지고, 오히려 ‘해볼만한 모험’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이 주민은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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