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외 주재원 연말 상납금 압박 시달려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5.12.16

앵커: ‘충성자금’ 목표액을 미달한 해외 파견 북한 무역일꾼들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심한 압박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2015년 한 해가 다 저물어가는 요즘, 중국에 나간 북한 무역일꾼들의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북한 해외 주재원 사정에 밝은 중국의 한 무역상은 “요즘 남방에 파견된 한 해외 상사원은 상납금 계획을 달성하지 못해 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본국에서 소환령이 떨어질 까봐 밤 잠을 설치고 있다”고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 주재원의 안전을 위해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무역상은 “이 사람은 충성자금 계획을 몇 달 미납한 상태인데 본국에서는 연말에 밀린 금액까지 다 바치라고 독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중국에서 활동하는 무역일꾼들 가운데는 이처럼 계획 미달자들이 적지 않는데, 이들 가족들은 혹시 철수하라는 전화라도 오지 않을까 근심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당국이 연말을 맞아 사업실적을 평가하고 실적이 저조한 무역일꾼들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예상이 강하게 드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는 겁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무역주재원들이 상납하는 목표액은 기관이나 대상에 따라 연간 2~5만 달러 가량이며, 정찰총국 산하 컴퓨터 기술자들은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지난 10월 당창건 70주년 행사를 계기로 평양시내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면서 필요한 외화를 성 중앙기관에 맡겨주고 자체로 외화벌이를 하라고 허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독립적인 외화벌이 일꾼들이 중국 남방과 동북지방으로 쏟아져 나왔고, 이들은 중국 현지에서 셋집을 쓰고 살면서 되거리 장사(물건을 사서 다른 곳으로 넘겨 파는 일)와 소매장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중국도 인터넷의 발달로 상품정보와 유통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북한 주재원들이 하는 재래식 상거래 방법으로는 돈을 벌 기 어렵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현지 물가도 올라 한달 생활비도 벌기 힘든 상황인데, 상납금 외에도 간부들에게 바칠 뇌물과 자신의 비자금도 벌어야 하는 주재원들의 부담은 크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일부 북한 무역일꾼들은 상납금 일부를 다른 곳에 재투자했다가 돈을 날리고, 채워 넣지 못해 발을 구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동북 지방의 또 다른 무역업자는 “북한 무역일꾼들은 체류 기간에 큰 돈을 벌기 위해 투기와 모험도 마다하지 않는다”면서 “한 주재원은 국가에 바쳐야 할 돈을 재투자 했다가 날리고 처벌이 두려워 피해 다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5월에 진행할 예정인 노동당 제7차 대회를 맞아 북한이 또다시 충성자금 확보를 지시하면서 해외에 파견된 외화벌이 일꾼들의 압박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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