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 ‘김정은과 거리두기’ 조짐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5.12.18
hwang_next_kimjungun-620.jpg 지난 2015년 인민군 제7차 군사교육일꾼대회에서 북한군 서열 1위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앉으라는 손짓에도 앉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에서 중앙당은 최고권력 기관으로 알려졌지만, 지금의 일부 간부들은 당의 고위직으로 소환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최고권력기관으로 알려진 노동당 중앙위원회, 즉 중앙당은 간부들에게 있어 ‘신의 권력’ 기관으로, 상당히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 들어 고위간부에 대한 숙청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면서, 일부 간부들이 중앙당의 핵심요직으로 소환되는 것을 꺼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제3국에 머물고 있는 한 북한 소식통은 “과거에는 간부들이 중앙당에 들어가는 것이 꿈이었지만, 지금은 가더라도 중간 직책으로 가든지, 아니면 가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이 있다”고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노동당은 북한의 행정, 사법, 군의 간부 인사권을 틀어쥐고, 이들의 일상을 감시하는 핵심 부서로 위세를 떨쳐왔지만, 김정은 체제 들어 잦아진 숙청 때문에 기피대상이 되었다는 겁니다.

실례로, 지난 10월중순 경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혁명화 갈 때에도 노동당 간부 10여명도 함께 해임 숙청되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통일부가 최근 발표한 북한 주요기관 단체 인명록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4년간 북한의 당•정•군 고위간부 70% 이상이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이 몇 달째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다 다시 등장하고, 원동연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은 몇 달째 공식무대에서 사라지는 등 지난해 중앙당 고위 인사들의 부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때문에 내각이나 중앙기관 등 행정 실무직에서 중앙당으로 발탁되는 간부들 속에서는 소환을 꺼리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그는 “간부들은 내각이나, 성 중앙기관 실무직에 있으면 현상유지를 할 수 있지만, 중앙당에 들어가면 규율이 세고 또 잘못할 경우 숙청될 위험이 있어 꺼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장성택 처형 이후 고위간부들 속에서는 최고지도자에 대한 면종복배, 보신주의 심리가 나타나고 김 제1비서의 주변에서 멀어지려는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겁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소식통도 “현재 내부에서는 와병 중인 강석주 노동당 국제비서의 후임을 고르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당은 여전히 통치기능을 복원하면서 김정은 체제의 핵심부서로 우뚝 서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내년에 노동당 7차대회를 통해 당의 기능과 권한을 한층 강화하고 ‘집권 2기 엘리트 진영’을 구성해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의 통일 연구원이 최근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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