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과기대 영어 강사 모집에도 제재 여파?

워싱턴-이경하 rheek@rfa.org
2017.03.02
PUST_English_class_b 사진은 네덜란드 국적의 마그리트 시퍼스 교수의 평양과기대 영어수업 광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 평양 과학기술대학이 영어 강사를 모집하는 채용공고를 올렸지만 정작 자격요건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하는 대부분의 국가를 제외해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양과기대가 최근 영국 기반 인터넷 채용사이트인 ‘헤이석세스(HeySuccess)’에 영어 강사 채용 공고를 올려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평양과학기술대학교가  영국 기반 인터넷 채용사이트인 ‘헤이석세스(HeySuccess)’에 올린 영어 강사 채용 공고.
평양과학기술대학교가 영국 기반 인터넷 채용사이트인 ‘헤이석세스(HeySuccess)’에 올린 영어 강사 채용 공고.
(사진: 헤이석세스(HeySuccess) 채용 공고 페이지 캡쳐)

이 채용 공고에 따르면 평양과기대는 오는 6월 부터 시작하는 2017년 여름학기와9월부터 시작하는 가을 학기에 최소 15주 이상 영어를 가르칠 영어 교사를 모집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평양과기대는 “지원자는 석사학위를 소지하고 있어야 하고 영어를 1년 이상 가르친 경력이 있어야 한다”며 지원을 원할 경우 이메일 통해 알려달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원자 출신국 자격 요건에 따르면 38개국 중 영어를 공용어로 하는 국가는 호주, 즉 오스트랄리아와 캐나다를 제외하고, 보츠와나, 카메룬 등 아프리카와 섬나라8개국(바하마, 바베이도스, 벨리즈, 버뮤다)에 불과했습니다. 대표적인 영어권 국가인 미국, 영국, 뉴질랜드 등이 제외된 것입니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는 대표적인 국가 호주, 캐나다 등 8개국을 포함한 평양과학기술대학교의  지원자 출신 자격 38개국.
영어를 공용어로 하는 대표적인 국가 호주, 캐나다 등 8개국을 포함한 평양과학기술대학교의 지원자 출신 자격 38개국.
(사진: 헤이석세스(HeySuccess) 채용 공고 페이지 캡쳐)

또한 평양과기대가 영국 인터넷 채용사이트를 통해 영어 교사 채용을 공고했지만 정작 영국 국적의 지원자를 선발하지 않고 있으며, 38개국 중 지원자를 모집하는 유럽 국가는 6개국(알바니아, 안도라, 오스트리아, 벨기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불가리아)에 불과했습니다.

이렇게 평양과기대가 외국인 영어 강사진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각국의 대북제재에 따라 비교적 북한과 친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를 제외하고 유럽, 북미권 영어 강사의 섭외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채용 공고 때와는 달리 연봉과 채용 혜택에 대해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해 영어 교사 지원자에게 주었던 1천달러 상당의 평양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 항공권, 북한 비자 수수료, 3성급 호텔 숙박 혜택 등을 올해 채용공고에서 밝히지 않았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지난 달 21일 보도했습니다. 평양시 락랑구역에 있는 평양과기대는 한국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과 북한 교육성이 공동으로 세운 북한 내 유일한 사립대학으로 2010년 가을 수업을 시작했으며 외국인 교수들이 컴퓨터전자공학부, 국제금융경영학부, 농생명과학부 등 3개 학부에서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지난 27일 유럽 연합은 작년 11월 30일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 2321호를 유럽 연합 회원국이 이행하도록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 및 연수, 과학 관련 교류가 금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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