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헌옷 모으기 과제까지 부과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6.03.24
cement_factory_b 북한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 노동자들이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의 경제사정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에는 주민들에게 헌 옷가지를 바치라는 과제를 내렸는데 기계설비를 보수할 청소걸레가 없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헌 옷을 바치라는 과제를 매 가정세대들에 강제로 할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계설비들과 무기류의 청소에 쓸 걸레가 없어서라는데 주민들은 ‘주체걸레 모으기 운동’이라며 당국의 지시를 비아냥거리는 형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22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언론에선 ‘70일 전투’에 동원된 생산기업소들에서 큰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매일 선전을 하는데 그게 다 거짓말”이라며 “오죽하면 주민들에게서 헌 옷까지 거두고 있겠냐”고 북한의 답답한 현실을 밝혔습니다.

북한당국은 3월 10일부터 인민반을 통해 매 가정세대들에 10kg의 헌 옷가지를 바치라는 과제를 준데 이어 소학교(초등)부터 고급중학교(고등) 학생들에게도 헌 옷 두벌씩 바치라는 과제를 주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헌옷을 바치는 이유에 대해 북한 당국은 경제부문에 필요한 ‘유휴(有休)자재 모으기 운동’의 일환이라는 구실을 붙이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헌 옷이 왜 ‘유휴자재’가 되는지는 일체 설명해주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23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헌옷은 기계설비들과 군인들의 무기청소용 걸레로 사용하기 위해 거두고 있다”며 “지금까지 공장기업소와 군수부문에 필요한 청소용 천과 솜은 ‘2.8 비날론 공장’에서 생산해 보급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아직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올해 ‘2.8 비날론 공장’이 생산을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당장 청소용으로 쓸 비날론천이나 비날론 솜이 없어 주민들로부터 헌옷을 거둬들여 대신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해마다 주민들에게 장갑을 만들어 건설장에 지원하도록 강요해 작업용 장갑을 만들어 바치느라 헌옷이 남아 있는 집들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도 헌옷 10kg 을 바치라는 당국의 강요에 주민들속에서는 ‘헌옷도 구걸하는 주제에 무슨 성과며 혁신이냐’고 당국의 허위 선전을 비난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한편 일부 주민들은 “헌옷을 바치라는 중앙의 지시를 ‘주체걸레 모으기 운동’이라고 비꼬고 있다”고 전한 소식통은 “이제는 헌옷까지 내놓으라고 지시를 내리는 중앙도 민망하고 창피할 것이라며 대놓고 조롱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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