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민들, 당국의 협박성 지시에 반발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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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인근에서 바라본 북한 기정동 마을 주민들.
판문점 인근에서 바라본 북한 기정동 마을 주민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당국이 농업부문 간부들과 농민들에게 앞으로 닥쳐올 태풍으로 인해 농작물이 손실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울 것을 다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낱알 손실이 발생할 경우 용서치 않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10호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두만강이 범람해 큰 피해를 본 북한 당국이 또 다른 태풍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세우라며 농업부문 간부들과 농민들을 들볶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당국의 차원에서 마땅한 대안 제시도 없이 무작정 “폭우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막지 못한 해당 농업부문 간부들은 물론, 논밭을 분할 받아 경작하는 농장원들도 처벌하겠다”며 협박하고 있어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16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큰물피해를 입기 쉬운 포전(논밭)들부터 먼저 감자파기를 하고 있다”며 “중앙당과 농업성에서 다가올 태풍에 의한 피해를 무슨 방법으로든 막아내라는 독촉이 연이어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양강도는 기본 농작물인 감자가 정보당 평균 30톤을 넘길 만큼 농사가 잘 됐다고 밝힌 소식통은 “대홍단군이 10호 태풍의 영향으로 큰물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 서두분장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의 피해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또 다른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농업부문 간부들과 농민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감자는 가을철 수분이 많은 땅속에 며칠만 남아있으면 썩어버리기 때문에 비가 많이 내릴 경우 다 지어놓은 농사를 망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와 관련 18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앞으로 온다는 태풍이 어느 만한 세력이고 어디를 향하고 있냐?”고 물으면서 “지금 자강도의 협동농장들은 물론, 뙈기 밭을 다루는 개인들도 태풍이 또 온다는 소식에 넋을 잃은 표정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태풍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다 지어놓은 곡식에 손실이 발생하면 해당 협동농장에 연대적인 책임을 따지겠다”는 내각 농업성당위원회 지시가 내려와 그러지 않아도 심란한 농민들의 심기를 쓸데없이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협동농장 간부들과 농민들은 중앙에서는 태풍을 막을 수단이나 하늘을 틀어막을 비법을 알고 있는 것이냐면서 모든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기지 말고 중앙에서 대책을 제시해보라”며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부 주민들은 핵무기도 가졌고 미사일도 만든다면서 태풍이나 폭우를 막을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느냐며 중앙의 그릇된 협박을 야유하고 있다”고 현지의 분위기를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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