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성들 사이에 자외선 차단제 인기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7.12.26
school_unjform_new_b 북한 대학생들이 당국에서 공급한 새 디자인의 교복을 입고 새 학년을 시작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 간부들과 남자대학생들 속에서 햇빛차단 크림(자외선 차단제)이 큰 인기를 얻고있다는 소식입니다. 장마당에서 팔고있는 고가의 일본산 햇빛차단 크림은 간부 뇌물용으로 수요가 많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26일 북한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제5차 세포위원장 대회 참가자들에게 내고향 운동복과 오리털 동복, 은하수 화장품 세트가 선물로 제공되었다”며 “하지만 참가자들이 너도나도 평양에서 구입한 제품은 주로 ‘미래’, ‘봄향기’ 상표의 햇빛방지크림”이라고 말했습니다.

“은하수를 비롯해 다른 상표들도 햇빛방지 크림을 내놓고 있지만 제일 알아주는 것이 중국과 합영으로 생산하는 ‘미래’와 ‘봄향기’의 햇빛방지크림”이라며 “세포위원장대회 참가자들은 대회참가에 힘써준 간부들에게 인사용 뇌물로 줄 햇빛차단 크림을 단체로 구입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햇빛차단 크림은 피부가 검게 그을리는 것을 방지해주는 효과때문에 올해 여름부터 남자 대학생들 속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그 효과가 알려지면서 지금은 나이 있는 간부들도 모두 사용한다”며 “특히 눈이 쌓인 겨울철에 자외선이 더 강해 피부보호를 위한 햇빛차단 크림이 인기”라고 설명했습니다.

“햇빛차단 크림은 같은 상표라고 해도 량에 따라 값이 다 다르다”며 “40그램으로 포장된 묘향천호합작회사에서 만든 ‘미래’ 햇빛차단 크림이나 봄향기합작회사에서 만든 ‘봄향기’ 햇빛차단 크림은 중국 인민폐로 15위안”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장마당에서 팔리는 일본산 햇빛차단 크림은 젊은 간부들에게 뇌물로 잘 통한다”며 “군사복무를 하는 자식들 면회를 가는 부모들도 지금은 지휘관들에게 줄 뇌물로 일본산 햇빛차단 크림을 준비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산 화장품은 인기가 높으나 세관 검열이 매우 엄격해져 최근엔 제노라(내로라)하는 간부들도 들여오지 못하고 있다”며 “대신 일본산 화장품들은 한자를 많이 사용해 세관 간부들도 중국산으로 착각한 척 하면서 통과시켜 준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혜산장마당에서 40그램짜리 일본산 ‘시세이도’상표의 햇빛차단 크림은 중국인민폐 150위안으로 매우 비싸지만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며 “일본산 시세이도 햇빛차단 크림은 주로 간부들에게 바칠 뇌물용으로 팔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국산이든 수입산이든 햇빛차단 크림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산층에 속해 밥술이나 뜨는 사람들”이라며 “때대끼(하루벌이)를 하거나 막노동을 하는 대다수 주민들은 햇빛차단 크림 같은 것은 생각지도 못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