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실명비난 받은 인권단체 “억지주장”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17.05.12
hangihong-620.jpg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비망록’을 통해 남한의 북한 인권 단체들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했습니다. 단체들이 미국의 지원금으로 북한 주민들을 납치한다고 주장한 건데요. 이 단체들은 북한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 관영매체가 북한인권시민연합과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두리하나 등의 남측 단체들을 “테러집단”이라고 비난한 내용은 11일 조선중앙통신에 게재된 ‘비망록’ 앞부분에 나옵니다.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이 글에서 남측 단체들은 미국의 조종을 받는 집단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북한은 “미국이 ‘민주주의를 위한 전국재단(NED)’을 통해 이 단체들에게 자금을 지원했다”면서 “(이들은) 국경 지역에서 유인납치 놀음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남측 단체들에 따르면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은 상당 부분 사실과 다릅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경우 2012년부터 미국 NED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탈북자 구출 활동도 단체의 주된 사업이 아닙니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저희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 현실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탈북 청년들을 대상으로 교육사업도 벌입니다. 또한 북한 주민들에게 바깥세상의 정보를 제공하는 활동도 합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김영자 사무국장은 “미국 자금으로 유인납치를 하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탈북자 구호에 사용되는 자금은 모금 활동으로 마련한다는 것이 김 국장의 설명입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2016년 한해에만 중국 등지를 떠도는 탈북자 70여 명을 구출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단체가 구출한 총탈북자 수는 700여 명에 이릅니다.

김영자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국장: 북한 주민 보호의 책임은 북한 당국에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주민들이 인신매매를 당하는데도 손을 못 쓰고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돕고 있는 겁니다. 이를 유인납치라고 주장하면 북한 당국의 책임을 우리한테 떠넘기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과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두리하나 등의 북한 인권 단체들은 탈북자들이 남한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 사업을 각각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남한 내외에 알리기 위해 전시회, 영화제, 토론회, 길거리 깜빠니아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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