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측 국민 2명 송환 통보”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5.06.15

앵커: 북한이 “불법 입국한 남측 국민 2명을 송환하겠다”고 남한에 통보하는 등 유화 조치를 취하고 나섰습니다. 6.15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남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15일 조선적십자 중앙위원장 명의 통지문을 통해 지난달 11일 북측 국경지역으로 “불법 입국”한 남측 국민 2명을 오는 17일 오전에 돌려보내겠다고 남한에 통보했습니다. 이에 남한 정부는 17일 오전 10시 판문점을 통해 남측 국민 2명의 신병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습니다.

송환 대상자는 59세 남자 이모 씨와 51세 여자 진모씨입니다. 남한의 통일부는 “이들 2명이 중국을 여행하던 중 북중 접경지역에서 실종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실종자 가족과의 협의를 지속하면서 관계기관 등을 통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던 중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남측은 이들의 신병을 인수한 후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입북경위 등에 대한 확인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날 북측의 발표는 6.15공동선언 15주년을 기해 남북 양측이 이른바 ‘대화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남한 정부는 14일과 15일 연이어 통일부 대변인을 통해 북한이 남북 당국 간 대화에 나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남북 간에 모든 현안 문제를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서 풀어나갈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입장은 전혀 변한 게 없기 때문에 이제는 북한이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진정성 있게 우리 당국과의 대화의 장에 응해 나오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하고..

이에 북측은 15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내고 “남북 당국 간 대화와 협상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남북 사이에 신뢰하고 화해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이 말하는 남북간 ‘신뢰’와 ‘화해 분위기’는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5.24 대북제재 조치 철폐 등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습니다. ‘불법 입국’했다는 남측 국민 2명을 송환하겠다고 이날 북측이 발표한 것도 “유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함으로써 남측의 화답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익명을 요구한 국책 연구기관의 북한 문제 전문가는 풀이했습니다.

그러나 남측 국민 2명의 송환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현재로선 남북이 처해있는 각각의 현안들 때문에 당분간은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긴 힘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있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북한도 대화보다는 내부 결속이 중요하고, 또 우리 쪽도 메르스 때문에 내부적으로 혼란이 많다 보니까 대화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양쪽이 말로만 대화를 주장할 뿐, 실제로 남북한이 광복 70주년이 되는 8.15까지 진전 있는 대화를 진행하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남북 당국간 대화가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풀어야할 숙제는 많습니다. 특히 이날 북측이 제시한 대화의 전제조건, 즉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중단이나 5.24 대북제재 조치 철회는 남측이 쉽게 수용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이유로 남측은 15일 저녁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북한은 전제조건을 내세우지 말고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이 이번에 송환을 결정한 남한 국민 중에는 기존 북한에 억류돼 있던 김정욱 씨, 김국기 씨, 최춘길 씨, 주원문 씨 등 4명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2013년 10월 김정욱 선교사를 억류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남한 간첩’을 붙잡았다며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공개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지난달 2일에도 한국 국적의 미국 대학생 주원문 씨를 억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