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로 남북이 하나 됐어요”

무주-노재완 nohjw@rfa.org
2017.06.27
itf_mooju-620.jpg 지난 24일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2017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ITF소속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송판 격파 시범을 보이고 있다.
RFA PHOTO/노재완

앵커: 지금 한반도 남쪽 전라북도 무주에서는 WTF, 즉 세계태권도연맹이 주관하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지난 24일 개회식에서는 북한 주도의 국제태권도연맹, 즉 ITF 시범단이 겨루기와 격파 등을 선보여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북한 태권도시범단의 공연 현장을 노재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번에는 1대 3 맞서기를 보시겠습니다. 이 맞서기에서는 높은 정신력과 태권도 기술을 보유하면 어떤 경황 속에서도 정의를 지켜 모든 사람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수련에 4단 한상국 사범입니다.”

북한 여성 해설원이 시범 공연의 의미와 출연자를 소개합니다.

길에서 한 여성이 불량배들에게 희롱 당하는 상황을 설정하고 태권도 유단자가 등장해 멋진 무술 솜씨를 선보입니다. 화려한 발차기 기술과 함께 순식간에 불량배들이 쓰러집니다.

(1대 3 맞서기 현장음)

북한 태권도 시범 공연은 지난 24일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진행됐습니다. 이날 북한 태권도 시범단은 힘이 넘쳤고 기합 소리도 크고 우렁찼습니다.

(송판 격파 현장음)

그러나 이날 격파 시범에서는 선수들이 긴장한 탓인지 몇 차례 실수가 나왔습니다. 그때마다 남측 관중들은 괜찮다며 응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박혜정 (관람객): 북한 선수들이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처럼 많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응원하면 북한 선수들도 좋아하실 거고요. 작지만 이런 게 쌓이면 남북이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범 공연이 끝나자 관중들은 모두 기립하여 환호를 보냈습니다. 개회식에 참석한 남측 문재인 대통령도 북측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했습니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은 이번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남북 화합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몇몇 관중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남북이 하나임을 강조했습니다.

탁경진 (관람객): 이런 스포츠나 민간교류는 활성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남북이 더 가까워질 것으로 생각하고요. 앞으로도 이런 교류가 많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은 개회식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30일까지 전라북도와 서울을 오가며 총 4차례 시범 공연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오는 9월에는 남한 태권도 시범단이 평양에서 열리는 I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석해 화답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조정원 WTF 총재: ITF 측이 우리를 초청하겠다고 분명히 얘기했고요. 구체적인 일정이라든지 방북 인원은 여기서 또 협의를 해야겠지요. 그래서 그런 약속을 지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데요. 저도 그렇게 말했고 ITF 측도 가능하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민족의 전통 무술인 태권도. 남북 간의 태권도 교류가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됩니다.

전라북도 무주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재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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