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스포츠와 정치는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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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축구 유소년들이 오는 19일부터 나흘간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친선 경기를 갖습니다. 남한의 새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남북 민간교류인 만큼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서울의 노재완 기자가 이번 행사를 주최한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을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노재완: 이사장님, 안녕하십니까?

김경성: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남북 유소년 축구대회는 2014년 남한 연천군과 2015년 평양에서 열리고 지난해에는 남북관계 악화로 열리지 못했는데요. 올해는 우여곡절 끝에 대회가 열리게 됐습니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습니다.

김경성: 스포츠는 국가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평화적 도구이자 안정적인 안보 정책입니다. 또한 최고의 대화 정책입니다. 그런데 이 스포츠 교류마저 정치 군사적 문제로 중단과 허용이 반복됐습니다. 지금이라도 다시 스포츠 경기가 열려서 남북 간의 대화가 시작되고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길 바랍니다. 또한 앞으로는 스포츠 교류가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노재완: 원래는 중국 쿤밍이 아닌 평양에서 개최하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김경성: 겨울이지만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날씨가 춥기 때문에 따뜻한 지역인 중국 쿤밍에서 개최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남북 간의 상황을 봤을 때 한반도에서 열리기는 좀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노재완: 북한의 핵 문제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행사 승인을 받기가 쉽지 않을 텐데요. 어땠습니까?

김경성: 우리 남북체육교류협회는 지난 2006년 5월과 2015년 12월 평양에서 남북체육교류계약서를 체결했습니다. 그 계약서에는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남북을 오가며 교류전을 열고 겨울에는 제3국에서 축구 교류를 하자고 나와 있습니다. 축구 정기 교류에 대한 계약 체결인 만큼 대회는 꾸준히 이어왔는데요. 그동안 같은 행사를 남북한 지역에서 12번 했고요. 제3국인 중국에서 7번을 했습니다. 그러나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유엔의 대북제재가 계속 이어지면서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습니다.

노재완: 남한의 새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남북 민간교류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대회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김경성: 문재인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호응하지 않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정치 군사 회담을 열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현재로서는 스포츠를 통한 대화를 모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따라서 우리 정부도 무거운 정치 군사회담을 굳이 재개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가벼운 스포츠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 분위기로 바꾸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노재완: 이번 대회는 중국 2개 팀을 포함해서 총 6개 팀이 출전한다고 들었습니다. 대회 일정을 간단히 소개해주시겠습니까?

김경성: 이번 대회는 북한의 4.25유소년축구단과 여명유소년축구단, 남한의 강원도 선발팀과 강원도 체육계 선발팀, 그리고 중국의 윈난팀과 쿤밍팀 등 3개국에서 6개 팀이 출전합니다. 이번 대회는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열리는데요. 먼저 A조 B조로 나뉘어 경기한 뒤 각조 상위 2개 팀이 준결승에 진출하고 거기서 승자가 결승전을 갖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남한 유소년팀이 모두 강원도 팀으로 구성됐다는 사실인데요. 다가오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겁니다.

노재완: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북한 4.25유소년축구단과 여명유소년축구단은 벌써 대회 장소인 쿤밍에 와 있다면서요?

김경성: 북한 선수단은 이미 12월 2일에 쿤밍에 도착해 현지 적응 훈련에 들어갔습니다. 남한 선수단도 오는 13일부터 현지 적응 훈련에 들어갑니다.

노재완: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이사장님도 미리 가셔서 북한 선수단을 만나고 협의도 하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떻습니까?

김경성: 대회 준비를 위한 실무협의는 모두 마친 상태입니다. 오랫동안 함께하면서 북한 선수단과도 친분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대회를 통해 남북 간의 스포츠 교류가 좀 더 확대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를 위해 현지에서 북한 측과 많은 대화를 하려고 합니다.

노재완: 이제 관심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입니다. 이번 축구교류를 통해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기대해도 될까요?

김경성: 저는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할 것으로 봅니다. 요즘 그런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고요. 북한이 이번 유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한 것도 평창 올림픽 참가에 좋은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노재완: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김경성: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