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콴유 타계에 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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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타계를 애도하는 전문을 싱가포르 정부에 보냈습니다. 이 전문에서 북한은 리 전 총리를 "우리의 벗"이라고 불렀습니다. 고위급 탈북자들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 조선중앙통신은 24일 박봉주 내각 총리가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타계를 맞아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에게 조전을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전에서 북측은 리 전 총리를 "싱가포르 공화국의 창건자"이자 북한 "인민의 친근한 벗"이라고 부르며 "가장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리콴유 전 총리를 "친근한 벗"이라고 부른 대목이 눈에 띕니다. 고위급 탈북자들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 지도부 구성원들이 병 치료나 사치품 구입을 위해 싱가포르를 많이 찾곤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북한 고위급 인사들 사이에선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스위스'로 통합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북한 외교관 출신): 북한 지도부, 특히 김씨 가문에게 있어서 싱가포르는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로열패밀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치료나 물품 구입을 싱가포르에서 많이 했기 때문에, 싱가포르는 북한 지도부에게 있어서는 아주 귀중한 나라죠.

리콴유 전 총리가 북한을 방문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양국의 장관급 교류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2014년 8월에도 리수용 외무상이 4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한 바 있습니다.

양측은 미미한 수준의 경제 교류도 하고 있습니다. 2010년의 경우, 북한 무역의 2% 가량이 싱가포르와 이뤄졌습니다. 북한은 싱가포르에서 맥주, 청량음료, 가공식품 등을 주로 수입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과 관련해서는 국제사회와 공조하고 있습니다. 2013년 2월 북한이 핵 실험을 단행했을 때 싱가포르 외교부는 이를 "국제사회에 반항하는 충격적인 행동 (an outrageous act of defiance against the entire international community)"라고 규정하고 북한이 더 이상의 "도발적인 행동(provocative actions)"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과 싱가포르는 1975년 11월 수교했습니다. 북한 주재 싱가포르 대사관은 없는 상태이지만, 북한은 싱가포르에 대사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