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한 LA탈북자 “탈북 후 가장 뿌듯한 순간”

LA-유지승 xallsl@rfa.org
2016.11.11
defector_vote-620.jpg 미국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탈북자 수지 황씨.
RFA PHOTO/유지승

앵커: 지난 8일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처음 투표를 한 탈북자를 유지승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11월 8일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이 투표소에 긴 줄을 늘어섰습니다. 이 가운데 탈북자 수지 황 씨도 서 있었습니다. 수지 황씨는 투표와 관련된 정보를 공부하며 대통령 후보자들이 내놓은 공약들을 꼼꼼히 읽어본 후 투표장에 들어섰습니다. 대통령을 내 손으로 직접 투표해 뽑는다는 것. 북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수지 황: 자기 자유대로, 두 후보 중에 어느 한 명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 사회주의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탈북해 미국에서 시민권을 획득한 후 처음 투표소를 찾은 수지 황씨는 감격스러웠다고 합니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를 자기 마음에 맞는 사람으로 골라, 직접 자기의 손으로 뽑는다는 것은 의미가 각별했기 때문입니다.

수지 황: 이런 자본주의 사회에 와서, 미국 시민으로서 첫 시민의식을 갖고 투표에 참가한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시민으로서의 기분을 느꼈습니다. 너무나 큰 자부심이고 어디 막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투표를 마친 수지 황씨는 대통령을 뽑는다는 생소한 경험을 앞두고 전날 밤부터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며 탈북 후 가장 뿌듯한 순간이었다고 투표 소감을 전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탈북자들 가운데 아직 투표가 낯선 이들도 많습니다. 이들에게 자유로운 미국의 경제체제에 관해서도 교육해야 하지만, 정치적인, 특히 ‘민주주의의 꽃’인 투표방식 등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남가주 목사회의 김영구 회장입니다.

김영구 남가주목사회장: 투표를 해 본 적이 없었기 대문에 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투표가) 생소할 수 있습니다. 문화나 그런 것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참여해 계몽하는 것이 탈북자 돕는 길의 가장 첫 번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 회장은 탈북자들의 자유세계 정착을 돕는 과정에서 투표 참여 등 적극적인 미국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도록 안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수지 황씨가 투표를 마친 후 가슴에 투표 인증 표(동그라미 안)를 붙이고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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