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위층 자녀 외국서 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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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얼마 전에 있은 북한 노동당대표자회에서 당의 최고 권력을 차지한 고위층들의 자녀와 친척들 대부분이 해외에서 근무하거나 장기체류하면서 호화생활을 누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번 노동당대표자회에서 새롭게 구성된 북한 최고 권력층의 자녀들 대부분이 해외에서 근무하거나, 호화생활을 하는 것으로 자유아시아방송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중국 베이징의 한 대북 소식통은 "이번 노동당대표자회에서 고위층에 오른 간부들의 자녀와 친척들 대부분이 외국주재 해외 공관에서 일하고 있고, 더러는 무역활동에도 종사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아버지들을 잘 둔 덕분에 외국에서 현대 문명을 맛보면서 유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 고위층들과 연락하고 있는 이 소식통은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이자 이번에 당정치국 후보위원이 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조카 장모씨는 네팔주재 북한 대사로 있다가 얼마 전 말레이시아 주재 대사로 옮겼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핵 문제를 총괄하고 있는 강석주 정치국 위원 겸 내각 부총리의 조카도 태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관원으로 일하고 있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사위 박모씨와 김영일 당 국제부장의 사위 신씨도 독일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군출신으로 당 정치국 위원이 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의 처남 권영록은 해외에서 이미 20년 이상 장기체류하고 있고, 리명수 대장의 조카, 리하일 인민군 차수의 사위 등은 해외근무를 마치고 현재 외무성, 무역성 등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형식상 국가원수이자, 이번에 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아들과 최영림 내각총리의 딸도 역시 해외근무를 마치고 외무성에서 일하고 있고, 김국태 당 정치국 위원 겸 당 중앙검열위원회 위원장의 딸은 현재도 해외 근무중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최측근의 자녀일수록 외국 체류 원칙도 무시한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북한 외교 관례상 해외체류 기간이 3~4년이 원칙이지만, 김영춘 무력부장의 처남과 강석주 부총리 동생의 경우에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20년 이상 장기체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사망한 전직 당간부의 자녀들도 해외생활을 영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6월 원인 모를 교통사고로 사망한 리제강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아들은 현재 러시아 주재 대사관 당비서로 근무하고 있고, 2003년에 역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용순 전 노동당 대남비서의 딸 부부도 이집트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자녀들은 일반 해외 공관원들과 달리 독립주택에 살면서 고급승용차인 벤츠 차량을 소유하는 등 특권을 누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최고위층 자녀들이 외무성이나 무역성과 같은 분야에 대거 진출하는 것과 관련해 평양출신의 한 탈북자는 "부모가 중앙당이나 인민무력부 고위 간부로 있으면 자녀들은 김일성 대학이나 국제관계대학을 나오고 대부분 외무성이나 무역성에 배치 받는다"면서 "이들은 부모의 백을 업고 초고속 승진을 하며 다른 사람들을 제치고 해외 파견 1순위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탈북자에 따르면 북한 고위층 자녀들은 외국에서 현대 문명을 맛보면서도 외화를 벌어들여 경제적으로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 고위 탈북자 출신의 대북 전문가는 "김정일은 자기에게 충성하는 측근들에게 최상의 대우를 해준다"면서 "김정일이 측근들의 자녀가 외국에 나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 이유는 부모들을 인질로 잡고 있어 자식들이 망명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