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장마당 다시 허용했지만..

0:00 / 0:00

MC: 북한이 화폐개혁 후유증 치료책으로 장마당 장사를 다시 허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장마당이 화폐개혁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려면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소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북한이 화폐개혁을 실시한 후 공산품 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는 사실상의 장마당 폐쇄조치였습니다.

국영상점이 물자공급을 제대로 못하는 상태에서 식량유통과 생활용품의 공급 줄이 막히자 도시 서민들의 생존자체를 위협하는 사태로 번졌습니다.

북한당국에서는 부랴부랴 장마당 장사를 다시 허용하고 국가에서 제시한 국정가격도 내놓고 있지만 장마당은 활기를 잃고 정상적인 상거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의주에 거주하는 진 모씨(남, 40대)는 "조선에서 장마당 장사를 다시 허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거래가 거의 이루어 지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진 씨는 "장사는 하되 국가의 체면을 봐서라도 한꺼번에 많이 팔지는 말고 조금씩만 거래를 하라고 장마당 지도요원들이 돌아다니면서 간섭 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물건을 보유하고 있는 도매상인들이 물건을 풀지 않아 소매상인들이 장사할 물건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진 씨는, 도매상인들이 물건을 풀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국정가격 물건 값이라는 게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태반이고 또 한편으로는 중국에서 물품 반입이 않되는 상황에서 물건 값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도매상인들이 물건을 풀지 않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암암리에 물건을 풀다가 적발이 되면 몰수되기 때문"이기도 하다면서 "이렇게 몰수된 물건들은 희천발전소 공사장 지원물품으로 보내진다는 소문도 있다"고 진 씨는 덧붙였습니다.

외화사용 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진씨는 "최근엔 외화사용 단속은 조금 느슨해진 분위기라며 앞으로 화폐개혁 이전보다 외화사용이 더욱 많아지게 될 것"이라며 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조선 돈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진 탓"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진 씨는 "신의주에서 현재 인민폐 100위안에 8,000원 정도로 바꿔준다며 이것도 자고나면 오르기 때문에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상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진 씨 증언을 기초로 이를 미화로 환산해 보면 미화 1달라에 북한 신화폐로 540원에 해당되는 것으로 화폐개혁 이전과 비교하면 40%이상 오른 셈이 됩니다.

진 씨는 이어 "이번 설과 2.16 명절엔 고난의 행군시절 이후 가장 쓸쓸한 명절이 될 것"이라고 전하면서 "그나마 장마당이 언제나 정상화 될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전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